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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기장군에 울려퍼진 특별한 안부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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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AI 활용

AI봇 기록 검토해 심층 상담도

“아프신 곳이 있나요?”

부산 기장군에 살면서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들은 이렇게 물어오는 전화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전화를 건 것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다.

기장군은 이달부터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초기 상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1인 가구와 노인 가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의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찾아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공무원의 심층 상담 전 위기의 가구를 1차로 추리기 위해 ‘AI 상담봇’을 도입한 것. 기장군은 올해 AI 상담봇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전국 30여 개 지자체에 포함됐다.

먼저 상담 대상자에게 “AI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곧 전화가 갈 것”이라는 취지의 안내문자가 발송된다. 이후 ‘1600-2129’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와 AI 상담이 진행된다. “○○○ 님이 맞으신가요?”라는 본인 확인을 거쳐 상담자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는 통화가 최대 4분간 이어진다. AI봇은 직장에 다니는지와 질병을 앓고 있는지 등 약 5개 항목을 묻고, 상담자의 응답을 녹음한 뒤 글자 형태로도 저장한다. 기장군의 복지 담당 공무원은 이 같은 AI봇이 남긴 기록을 검토하고 직접 심층 상담을 진행한다.

단전과 단수 등의 정보를 토대로 경제적 위기에 처했을 가능성이 큰 이들의 수를 추산하는 복지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따르면 기장군에서 AI 상담봇 전화를 받게 될 이들은 약 6050명이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AI 기반 초기 상담을 통해 위기에 처한 이들을 면밀하게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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