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맥(Magnificent·위대한)7'이 가고 '팹(Fabulous·놀라운)4'가 왔다."
최근 월가에서 맥7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팹4로 줄여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애플, 테슬라 등 7대 빅테크의 주가 수익률이 큰 편차를 보이면서 최근 뉴욕 증시 상승장을 견인한 고수익 종목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논리다.
재편 기준은 뉴욕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의 올 1분기 수익률(10%)이다. 맥7 중 테슬라(-29.3%), 애플(-10.9%), 알파벳(8.0%) 등 3개 종목은 올해 초부터 3월 말까지 S&P500지수 상승률을 깎아내리는 천덕꾸러기 종목이 되면서 팹4에 끼지 못했다.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개장 전 올 1분기 차량 인도량이 38만6810대, 생산량은 43만3371대라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당초 블룸버그가 전망한 인도량 약 45만4000대를 대폭 하회한 것이다. 이날 개장 초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한때 전일 대비 6% 넘게 내린 163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애플은 최근 미국 법무부에서 반독점 소송을 당했고 아이폰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 애플 주가는 최근 200일 이상 S&P500지수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반면 팹4에 남은 종목들은 올 1분기에도 뛰어난 실적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이 기간에 무려 82.5% 급등했고 메타(37.2%), 아마존(18.7%), MS(11.9%) 등도 크게 올랐다. 이에 월가 애널리스트나 전략가들은 맥7이라는 용어를 더 이상 쓰지 않고 이 4개 종목을 팹4로 부르기 시작했다.
S&P다우존스지수의 하워드 실버블랫 선임 지수 애널리스트는 올 1분기 S&P500지수 상승 중 거의 절반을 팹4가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팹4 중 선두주자는 단연 엔비디아다. 인공지능(AI) 열풍에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3배 이상 급등했고, 올 1분기에 80% 이상 뛰었다. 이 덕분에 엔비디아는 개인 투자자사이에서 테슬라를 제치고 가장 인기 있는 주식으로 올라섰다.
잘나가던 빅테크들의 주가 편차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월가 해석이 엇갈린다.
우선 애플과 테슬라 주가가 저조해도 증시가 여전히 랠리를 보이는 것은 강세장 신호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주요 빅테크 주가 등락 차이는 투자자들 사이에 랠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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