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빌딩 회의실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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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나흘간 전공의 1만2774명과 의대생 1만83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응답자 1581명 중 64.1%(1014명)는 ‘한국 의료 현실과 교육환경을 고려할 때 의대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존 정원인 3058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31.9%(504명)였다. 의대 정원을 유지 혹은 감축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96.0%를 차지한 셈이다. 증원해야 한다는 답변은 4%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인 531명(34%)은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정부와 여론의 의사 악마화에 환멸을 느꼈다는 답변(87.4%)이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론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추진(76.9%)이 꼽혔고, ‘심신이 지쳐 쉬고 싶다(41.1%)’는 의견도 나왔다.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빌딩 회의실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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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의 과반(1050명)은 ‘다시 수련 의사가 있다’고 말했지만 조건부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의대 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93%)’가 선행되어야 복귀할 수 있다는 답변이다. 이어 ▶구체적인 필수의료 수가 인상(82.5%) ▶복지부 장·차관 경질(73.4%) ▶전공의 52시간제 등 수련환경 개선(71.8%)도 들었다.
전공의들이 본 한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는 ‘현실적이지 않은 저부담 의료비(90.4%)’였다. 그 뒤로 ▶비인간적인 전공의 수련 여건(80.8%) ▶응급실 및 상급종합병원 이용의 문지기 실종(67.0%) ▶당연지정제(62.4%) 등이 지적됐다. 당연지정제는 건강보험 가입 환자를 병원들이 의무적으로 진료하고 국가가 정한 금액을 받도록 한 제도다.
‘사직·휴학 과정에서 동료나 선배로부터 압력·협박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99%가 ‘아니다’고 답했다. 해당 설문조사의 표본집단은 의과대학 예과 1학년~본과 4학년·인턴·레지던트 1~4년 차 11개 그룹이다.
류옥 씨는 “대통령이 어제 담화에서 비과학적이고 일방적인 2000명 증원을 고수하겠다고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젊은 의사 동향조사’가 보여주듯 현실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전공의와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병원을 떠난 거지, 환자 곁을 떠난 게 아니다. 젊은 의사들은 환자들과 연대할 것이다. 앞으로 젊은 의사들이 필수·지역의료, 환자 중심 의료에 힘쓸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전공의 설문조사와 관련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젊은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왜 생명을 살린다는 보람과 긍지를 갖지 못하고 있는지, 왜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는지 조사 결과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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