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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의대 정원 확대

전공의·의대생 96% "의대 정원 줄이거나 유지"...의대 증원 백지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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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와 의대생 10명 중 9명은 의대 입학 정원을 ‘줄이거나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은 복귀 의사는 있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철회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중앙일보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빌딩 회의실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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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나흘간 전공의 1만2774명과 의대생 1만83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응답자 1581명 중 64.1%(1014명)는 ‘한국 의료 현실과 교육환경을 고려할 때 의대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고 답했다. 기존 정원인 3058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31.9%(504명)였다. 의대 정원을 유지 혹은 감축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96.0%를 차지한 셈이다. 증원해야 한다는 답변은 4%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1인 531명(34%)은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정부와 여론의 의사 악마화에 환멸을 느꼈다는 답변(87.4%)이 가장 많았다. 두 번째론 정부의 일방적 의대 증원 추진(76.9%)이 꼽혔고, ‘심신이 지쳐 쉬고 싶다(41.1%)’는 의견도 나왔다.

중앙일보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빌딩 회의실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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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의 과반(1050명)은 ‘다시 수련 의사가 있다’고 말했지만 조건부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의대 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93%)’가 선행되어야 복귀할 수 있다는 답변이다. 이어 ▶구체적인 필수의료 수가 인상(82.5%) ▶복지부 장·차관 경질(73.4%) ▶전공의 52시간제 등 수련환경 개선(71.8%)도 들었다.

전공의들이 본 한국 의료의 가장 큰 문제는 ‘현실적이지 않은 저부담 의료비(90.4%)’였다. 그 뒤로 ▶비인간적인 전공의 수련 여건(80.8%) ▶응급실 및 상급종합병원 이용의 문지기 실종(67.0%) ▶당연지정제(62.4%) 등이 지적됐다. 당연지정제는 건강보험 가입 환자를 병원들이 의무적으로 진료하고 국가가 정한 금액을 받도록 한 제도다.

‘사직·휴학 과정에서 동료나 선배로부터 압력·협박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99%가 ‘아니다’고 답했다. 해당 설문조사의 표본집단은 의과대학 예과 1학년~본과 4학년·인턴·레지던트 1~4년 차 11개 그룹이다.

류옥 씨는 “대통령이 어제 담화에서 비과학적이고 일방적인 2000명 증원을 고수하겠다고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젊은 의사 동향조사’가 보여주듯 현실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전공의와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병원을 떠난 거지, 환자 곁을 떠난 게 아니다. 젊은 의사들은 환자들과 연대할 것이다. 앞으로 젊은 의사들이 필수·지역의료, 환자 중심 의료에 힘쓸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전공의 설문조사와 관련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젊은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왜 생명을 살린다는 보람과 긍지를 갖지 못하고 있는지, 왜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는지 조사 결과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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