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 논란은 '고정값'...차별화 없어
'용산 리스크'에 이조심판?...설득력 있을까
국민의힘이 4·10 총선 전면에 내세운 '이조심판론'을 두고 당내 난감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맞서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전체 선거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이동률·배정한·남용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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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국민의힘이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맞서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을 별도 위원회까지 구성해 가며 주요 선거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는 반응이 감지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현장에서 이조심판을 외치는 사이, 특별위원회는 야당 후보들에 대한 고발 조치와 입장 표명 등을 촉구하며 손발을 맞춰가는 식이다.
22대 총선을 9일 앞둔 1일 국민의힘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개최하고 '이조심판 정치개혁' '이조심판 민생개혁' 등의 손피켓을 곳곳에 배치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모두발언 시작부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후보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양문석 민주당 후보의 불법 대출 논란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후보 배우자의 전관예우 및 거액 수임료 의혹을 언급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투표로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동훈 위원장은 부산과 경남 지역 지원 유세에서 여당의 이조심판론에 힘을 실었다. 한 위원장은 "여러분 중에 이 대표나 조 대표처럼 범죄 혐의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사람이 있으신가" "이 대표가 정말 쓰레기 같은 형수 욕설을 한 다음에, 그게 드러난 다음에, '국민한테 미안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게 악어의 눈물"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조심판론은 '용산발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권심판론에 비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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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에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정권심판 연대'에 맞서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조심판이 당 전반을 중심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 대표와 조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이미 '고정값'으로 자리 잡은 만큼 새로운 변수를 창출해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치 공세는 총선에 출마한 야당 후보들의 의혹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조심판을 꺼내 들수록 여당의 입지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른바 이종섭·황상무 사태와 비례 공천 갈등, 의대 증원 갈등 등 '용산발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권심판론이 설득력을 얻기에 더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여당 안팎에선 고점을 찍고 내려온 이재명·조국에 대한 부정 여론을 다시 끌어올리는 건 시간 낭비에 불과하고, 용산 리스크까지 가릴 수 있는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와 조 대표를 방탄하기 위해 연대한 정치 세력을 청산하겠다'며 발족한 이조심판 특별위원회는 당분간 야당을 상대로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위는 지난 1일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불법 대출 논란과 관련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대한 법률위반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고, 오는 2일에는 전관예우 의혹을 받는 박은정 조국혁신당 후보의 배우자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역시 대검에 고발할 예정이다. 특위는 이외에도 김병기 민주당 동작갑 후보의 배우자가 동작구 구의원의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신고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다고 밝히며 김 후보에게 답변을 촉구하기도 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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