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국민공감 정책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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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를 놓고 여권이 어수선하다. 역대 총선 때마다 당 지도부는 여의도연구원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각 지역구 후보들에게 공유해왔으나 이번 4·10 총선을 앞두고는 감감무소식이기 때문이다. 후보자들 사이에선 “현재 총선 판세를 지도부도 매우 비관적으로 보고 있단 증거 아니겠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경합 지역 또는 우세 지역에서 열세로 돌아선 지역이 여러 곳 있다”고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170개 정도의 선거구에 대한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를 마쳤다”며 “어제(28일) 결과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종섭 주호주 대사 ‘도피 출국’ 논란 등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결과가 지도부에 전달됐단 소식에 국민의힘 지역구 후보자들은 해당 결과에 주목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함구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1일 중앙일보에 “지도부 내에서도 일부만 공유한 내용”이라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장 사무총장,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 정도 결과를 공유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도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 받지 못했다”며 “대략적인 판세 관련해서도 직접 확인하지 못해 개인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만 했다.
지도부에서도 소수만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후보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통상 본인 지지도 등 로데이터(Raw data·원 자료)를 전달받고 열세 연령대와 지역을 확인한 후 맞춤형 전략을 준비해왔으나 이번엔 그렇지 못 하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후보자는 “현재 상황이 불리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며 “당으로부터 연락 온 것이 없으니 전략을 짜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후보자도 “지역에서 깜깜이 선거 중”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공개 비판도 나왔다. 이건용 경기도당 사무부처장은 이날 당 인트라넷에 “2007년 이후 총 13번의 전국 선거를 치르며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를 제공받지 못한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당직자가 언론 여론조사에 의지해 선거를 치르는 게 대체 말이나 되는 일이냐”라고 적었다.
이종섭 대사가 사퇴했지만 실기했단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의대 정원 문제를 둘러싼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등 여권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런 때일수록 후보자 개인이 대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체 판세는 공유하지 못하더라도 지역구 후보 개인에게 본인 지표는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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