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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이슈 선거와 투표

지게 짊어진 일꾼·탄소 배출 유세차 NO!…전북 선거운동 '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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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의당 후보, 마이크 끄고 '무소음'…국힘 양정무 '머슴' 변신

국힘 정운천, 속죄 의미로 '함거' 올라…민주당은 선거운동 '밋밋'

연합뉴스

유권자와 만나는 녹색정의당 한병옥 후보
[한병옥 후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4·10 총선에 출마한 전북의 후보들이 기발하고 참신한 방식으로 선거운동에 나서 표심을 흔들고 있다.

전주시병 녹색정의당 한병옥 후보는 지난 29일 이른 오전부터 전주시 덕진구 혁신동 일대 상가를 돌며 소상공인들의 두 손을 꼭 잡았다.

발품을 팔면서 유권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는 게 한 후보의 유일한 선거 운동 방식이다.

그는 대부분의 후보가 사용하는 유세차가 없다.

유세차를 굴리면 연료가 적잖이 들어가 탄소 배출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휘발유는 유세차를 움직이는데, 경유는 유세차에 부착된 LED 등을 밝히는데 쓰여 탄소를 배출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자 탄생한 정당의 설립 취지에 따라 유세차를 쓰지 않기로 한 것이다.

'기후를 살립니다, 진보를 지킵니다'라는 정당 슬로건에도 알맞은 선거운동 방식이라는 게 한 후보의 뜻이다.

더군다나 유세장에서 빠지지 않는 마이크도 사용하지 않는다.

후보를 알리는데 효과적인 방식일 수는 있으나 상가, 주민에게 민폐라는 판단에서다.

한 후보는 '저탄소, 무소음' 원칙을 세워 스스로 선거운동 방식에 제약을 두고 유권자들과 만나려 한다.

그는 "기후 변화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저만이라도 친환경적인 선거운동 방법을 쓰려고 한다"며 "거대 양당 중 한쪽이라도 이러한 방식을 사용, 확산하면 환경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
[양정무 후보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넉넉한 덩치의 전주시갑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는 하얀 모시옷을 입고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다.

모시옷에 머리띠를 두르고 지게까지 짊어져 '머슴 같은 일꾼'으로 변신했다.

친근한 이미지로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호감형 후보를 표방했다.

방문하는 상가마다 '아이고, 일 잘허게 생겼네', '튼실허고만'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지게에 짐을 싣는 공간인 발채에 '공약'도 넣어서 홍보한다.

공약이 쓰여 있는 상자를 유권자들에게 슬쩍슬쩍 보여주면서 '한표'를 호소하는 식이다.

지난 29일 오후에는 가수 더원과 함께 선거구를 돌며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양 후보 측은 "워낙 소탈하고 격의 없는 후보여서 선거운동도 유권자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방식으로 하려고 한다"며 "선거운동 기간 최대한 많은 유권자를 만나 전주 발전의 열망과 진심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함거에 오른 정운천 후보
[촬영: 임채두 기자]


전주시을 선거구의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는 삭발하고 함거(죄인을 실어 나르던 수레)에 올라 스스로 갇혔다.

'윤석열 사단 청산'을 외친 서울고검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자 "정권을 향한 분노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여당 의원인) 내 책임이 크다"며 속죄 차원에서 결행한 것이다.

그는 함거에 탄 채 죄인의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찾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함거에서 보내면서 유권자들 앞에 고개를 숙이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한표만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거리를 지나다 함거를 목격한 다수의 시민은 정 후보에게 다가와 "애쓴다"라거나 "힘내라"고 격려해준다고 한다.

정 후보 측은 "정 후보는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함거에서 지내면서 유권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며 "동시에 전북에서 집권당과 소통할 1명 이상의 여당 의원이 꼭 필요하다고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민주당 후보들은 비교적 평범하게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유세차에 올라 자신이 '검찰 개혁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거나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표밭을 다지는 데 공을 들였다.

도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전북에서 세가 약한 국민의힘이나 군소정당의 후보자는 한표라도 더 받으려고 온갖 선거 유세 아이디어를 동원하는데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며 "당내 경선이 곧 당선이라는 생각에 갇혀 잡은 고기에 먹이를 주지 않는 격이다. 민주당 후보들도 어떻게 하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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