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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한국 오는 트리포노프 "20세기 피아노곡으로 시간여행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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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내한 리사이틀…현대와 낭만 아우르는 프로그램

'콩쿠르 사냥꾼' 별명…"콩쿠르는 집중력 기를 기회"

연합뉴스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Dario Acosta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이번 '데케이드'(Decades) 공연은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피아노 작품들로 이루어진 시간 여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33)가 다음 달 1∼2일 개최하는 리사이틀을 관통하는 단어는 '시간 여행'이다.

1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데케이드'를 부제로 베르크와 바르톡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의 작품을 들려주며, 2일 예술의전당에서는 '하머클라비어'를 부제로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 고전과 낭만 시대 곡을 연주한다.

매번 과감하고 새로운 구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트리포노프에게도 현대음악과 낭만을 아우르는 이번 리사이틀은 큰 도전이다. 그는 특히 첫날 리사이틀의 프로그램을 두고 '자신에 대한 실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트리포노프는 28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20세기 곡을 연주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많은 곡을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새로운 음악적 언어를 더 다양하게 탐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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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Dario Acosta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첫날 프로그램은 20세기의 실험적인 작품들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그는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에서 시작해 코릴리아노의 '오스티나토에 의한 환상곡'에 이르기까지 190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는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채웠다.

트리포노프는 "작곡가들이 피아노라는 악기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 너머를 들여다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첫날 프로그램은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독창적인 작품들의 집합체"라고 소개했다.

반면 둘째 날에는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2번이 들어갔다. 트리포노프는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해 수많은 공연이 취소되던 시기 이 작품을 심도 있게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내가 연주하는 곡들은 모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이라면서도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2번은 모든 소나타 중 내게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매우 특수한 상황에서 배운 음악인 만큼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트리포노프는 한국에서의 연주 경험이 매력적으로 남아있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에 내한하는 그는 한국에서 관객과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음악가로서 관객과 감정적으로 연결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큰 선물과도 같다"며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음악을 나누며 서로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관객들은 수용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연주를 항상 즐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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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
ⓒDario Acosta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화려한 입상 경력을 쌓아 '콩쿠르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트리포노프는 콩쿠르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했다.

2010년 쇼팽 콩쿠르 3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이듬해 루벤스타인 콩쿠르와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났다.

특히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선 전체 부문 우승자 중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그랑프리를 받았다. 피아니스트가 콩쿠르 그랑프리를 받은 것은 트리포노프가 처음이었다.

트리포노프는 콩쿠르 참가를 노리는 젊은 한국 음악가들에게 연주자가 콩쿠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험에 비춰봤을 때 콩쿠르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집중력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다시 연주할 기회가 없기에 연주자는 극대화된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새로운 레퍼토리를 배우고 스트레스가 큰 상황에서 연주하는 경험을 쌓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반면 단점에 관해서는 "콩쿠르 참가 자체가 일상이 되고 반복적으로 레퍼토리를 연주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콩쿠르 참가를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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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닐 트리포노프 리사이틀 포스터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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