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최근 일부 격전지 여론조사 관련, 진보 과표집·보수 과소표집 주장 제기돼…"논리 비약" 반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오전 서울 왕십리역 광장에서 중구성동갑 전현희 후보와 중구성동을 박성준 후보 지지 유세를 하며 포옹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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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심판론이 정국을 강타하면서 4·10 총선에서 범야권의 의석이 최대 200석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가 과표집, 보수가 과소표집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샤이 보수'들이 심리적 이유 등으로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들이 투표장에 나갈 경우 나오면 실제 개표 결과는 다를 것이란 논리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는 희망적 사고일 뿐이며 판세를 뒤집긴 어렵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부산-경남 여론조사 에서 보수는 '과소표집', 진보는 '과표집'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
최 소장은 부산일보·부산MBC 의뢰로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8~19일 실시한 부산 연제구 여론조사 대상자(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3명)의 이념성향을 분석했다. 이 조사에선 노정현 진보당 후보(47.6%)가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38.3%)를 오차범위(±4.4%p) 밖으로 따돌렸다는 이례적인 결과가 나왔다.
KSOI 조사의 대상자는 진보 29.4%, 보수 25.6%, 중도 33.6였다. 비슷한 시기 한국갤럽이 발표한 응답자의 이념성향은 진보 286명(28.6%), 보수 329명(32.9%), 276명(27.6%), 모름/무응답 115명(11.5%)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광진구 신성시장 일대에서 김병민(광진갑), 오신환(광진을)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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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소장은 "한국갤럽(의 응답자 이념성향)은 '전국 평균' 수치다. 부산 연제구가 '전국 평균'에 비해 보수 비중이 7.3%p(포인트) 더 적고, 중도 비중이 전국 평균에 비해 6%p 더 많을 확률은 극히 적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요인으로 인해 보수 지지층의 응답률이 떨어지고 진보 혹은 중도의 응답률이 크게 높아졌는데, 실제 투표 행태는 이와 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2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일단 제가 확인한 내용을 쓴 것이고 엄밀히 말하면 모든 조사를 다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국제신문·부산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21~24일 만 18세 이상 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한 사하갑 여론조사에서 최인호 민주당 후보(50%)가 이성권 국민의힘 후보(39%)를 오차범위(±4.4%p) 밖인 11%p 차로 앞질렀다. 이 조사의 경우 응답자의 이념성향이 통상적인 이념성향과 비슷하므로 보수가 과대표집됐다고 보기 어렵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27일 펜앤드마이크TV 유튜브에 출연해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20일 서울 중·성동갑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진보성향 응답자가 과표집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조사에선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가 28%, 전현희 민주당 후보가 45%로 집계됐다.
엄 소장은 "우리나라 (유권자)의 이념지형은 보수 30%대 초중반, 진보가 20%대 중반을 상회하고 나머지 30% 중후반대가 중도다. 이 지형은 잘 바뀌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 (KBS·한국리서치 중성동갑 조사에서) 조사사례수를 보면 진보 150명, 보수 138명이고 가중값을 적용한 후엔 진보 168명, 보수 127명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 지역은 통상 보수가 35~40%, 진보가 25% 미만인데 거꾸로 된 것"이라며 "샘플 표집이 정상적으로 됐다면 (전현희 후보) 45 대 (윤희숙 후보) 28은 35 대 35 정도로 나와야 정상이다. 실제 선거지형을 봤을 때 중성동갑에선 국민의힘이 이긴다고 본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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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가중값은 (주민등록인구 기준에 맞도록) 성, 연령, 권역에만 두게 돼 있다"며 "이념성향에 별도의 가중값을 부여한 게 아니라, 표본 자체의 성, 연령, 권역에 따른 가중값을 그대로 가져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즉 보수·진보 응답률 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수치 보정을 하지 않는단 의미다.
한편 여권 열세라는 최근 여론조사의 전체적 추세를 왜곡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많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오늘 현재까지는 정권심판론이 대세인 것이지 '샤이 보수'가 엄청나게 있는데 그 사람들이 아직 응답을 안 해서 이렇게 크게 전국적으로 뒤진다는 것은 논리 비약"이라고 일축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여권이 구도(대통령 지지율), 인물(공천), 이슈 중에 무엇 하나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데다 민주당은 연합·연대 전략이 완성됐는데 국민의힘은 2030세대의 지지를 받는 이준석과 반윤 세력을 잘라내 뺄셈의 전략으로 가고 있다"며 "판세가 뒤집히긴 어렵다"고 했다.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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