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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카드 단말기에 아이스크림 꽂고 갔다"…분노한 무인점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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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기기에 막대 아이스크림 꽂아 고장 유발

사장 "출장비·수리비만 30만원" 분통

손님이 카드 단말기에 먹던 막대 아이스크림을 꽂아두고 가 녹아내리는 바람에 수십만 원 상당의 피해를 본 무인사진관 사장의 사연이 알려졌다.

28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무인사진관을 운영 중이라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새벽에 성인 남성 두 명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와서는 사진찍기 전에 단말기에 꽂고 그대로 놔두고 가버렸다"고 하소연했다. 흘러내린 아이스크림 때문에 카드 단말기는 고장 나버렸고, A씨는 단말기 기깃값과 출장비를 합쳐 총 30만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아시아경제

입에 막대 아이스크림을 문 남성이 무인사진관 촬영 부스로 들어서고 있는 모습(좌),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으로 엉망이 돼 버린 카드단말기(우) [이미지출처=인터넷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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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막대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양손 가득 소품들을 챙겨 촬영 기기 앞으로 한 남성이 들어서고 있다. 이후 이 남성은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둘 곳이 마땅치 않자 막대를 카드 단말기 카드 긁는 부분에 끼워놓았다. A씨가 올린 마지막 사진에는 녹은 아이스크림이 카드 단말기 전체를 뒤덮은 모습이 담겨 있다.

A씨는 고객이 결제한 카드사를 확인한 뒤 카드사에 전화해 봤으나 카드사는 "개인정보 등 문제로 인해 중간 개입을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자신의 번호만이라도 고객에게 대신 전달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카드사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A씨는 "경찰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냐"며 "신고하면 잡을 수나 있는 것이냐"며 누리꾼들의 조언을 구했다.

이에 한 누리꾼이 "경찰에 신고하면 바로 잡아주더라. 카드사에 요청할 필요 없다"는 댓글을 달자 A씨는 "저는 좋게 해결하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연락하려 했던 건데 카드사가 안 도와주네요"라고 답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상상 이상이다", "나라면 신고한다" , "진심 패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한편 각종 무인점포가 늘면서 무인점포 내 절도, 기물 파손은 물론 심지어 용변 보기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갖가지 행태를 보이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16일 강원 원주시에서는 한 고교생이 새벽 시간 무인점포에 들어가 과자 등을 꺼내 키오스크 앞에서 계산을 시도했다가 결제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점포 내 집기를 부숴 재물손괴 혐의를 받았다. 당시 무인점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그가 술에 취한 듯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상품이 걸려있는 매대를 발로 차고 손으로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40여분간 난장을 피우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같은 달 한 무인점포 사장은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흰색 종이를 돈 대신 지폐 투입구에 넣으려 계속 시도했다"며 "기계 고장 날까 봐 떨었다"는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보안 기업 에스원이 최근 5년간 무인 매장 범죄 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절도범 중 10대 청소년이 52%로 집계됐다. 이어 20대 36%, 30대 7%, 40대 5% 순이었다. 요일별로는 주말(34%), 시간대별로는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심야 시간대(61%)에 범행이 집중됐다. 범죄 유형은 현금과 물건 등을 노린 경우가 91%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주로 가위, 망치,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를 파손한 뒤 현금을 갈취하는 방식(91%)을 썼다. 또 키오스크 또는 동전 교환기를 통째 들고 도주하는 경우(9%)도 있었다. 업종별로는 특히 무인 빨래방(33%)과 무인 사진관(33%)의 비중이 높았다. 이들 매장 대부분이 카드가 아닌 현금 결제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된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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