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비즈니스 리더 포럼서 "새 협정 만들자" 제안
(상파울루 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양국 비즈니스 리더들의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간 자유무역협정(FTA)은 "나쁜 협정"이라며 새로운 협정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저녁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양국 비즈니스 리더들의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포럼의 폐막 연설에 초대된 마크롱 대통령은 "오늘날 협상 중인 무역협정은 여러분과 우리에게 매우 나쁜 협정"이라며 "20년 전에 시작된 이 협정엔 생물 다양성과 기후 문제를 고려한 내용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제가 농부들에게 살충제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동시에 이질적인 규칙으로 시장을 개방하고, 동일한 규칙을 따르지 않은 것을 관세 없이 대량으로 수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이 경우) 우리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년 전의 협정을 없애고 개발, 기후, 생물 다양성의 관점에서 책임 있는 새로운 협정을 만들자"고 제안하며 "거울 조항(mirror clauses)이 포함된 차세대 협정을 통해 여러분의 기업이 유럽 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와 메르코수르의 상품에 동일한 환경기준을 적용해 무역하자는 말이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볼리비아로 구성된 남미경제공동체로, EU와는 1999년 FTA 논의를 시작했다.
무려 20년에 걸친 협상 끝에 2019년 원론적인 합의가 이뤄졌으나, 이후 EU가 환경보호 의무 등 새로운 조건 추가를 요구하면서 난관에 부딪혀 그간 진전이 없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9년 EU와 메르코수르 간 합의가 이뤄졌을 때부터 환경적인 이유를 들며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그는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프랑스 농민들의 반(反)정부 규제·반 FTA 시위가 이어지자 메르코수르와의 FTA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농민들은 특히 관세가 철폐될 경우 브라질·아르헨티나산 값싼 육류가 소비 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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