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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테슬라 도전한 샤오미...'운명의 열쇠' 쥔 건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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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신차 SU7이 3월28일 오후 8시(한국시간)에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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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현재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 샤오미 자동차가 시장에서 성공할 자신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샤오미는 다른 것을 만들었죠.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중국 샤오미가 오늘 오후 8시(한국시간) 가격을 공개하고 첫 전기 자동차(EV)를 출시합니다. 샤오미는 지난 25일 중국 29개 도시 76개 매장에서 SU7(Speed Ultra 7ㆍ중국명 쑤치(蘇七)) 모델을 공개했는데요.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는 현재까지 차량 가격이 50만 위안(약 9200만원) 미만으로 책정될 것이라고만 밝힌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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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7은 중국 29개 도시 76개 매장에서 동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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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雷軍) 샤오미 그룹 회장은 235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자신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 “샤오미 자동차가 내딛는 첫걸음은 내 인생 마지막 전투의 시작”이라고 적었습니다. 지난 사흘 샤오미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하루 평균 10만 명을 넘었고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 세대들이 많았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현재 관심은 샤오미 전기차의 가격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간 샤오미는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 즉 가성비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 확고한 위치를 차지해 왔는데요. 2011년 처음 출시한 휴대폰은 1999위안(약 38만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으로 중국 시장을 흔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기차는 가격 포지셔닝이 다를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샤오미 컨퍼런스에서 레이쥔 회장은 테슬라 모델 S와 포르쉐 타이칸을 언급하며 SU7의 가격이 낮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많은 지커(ZEEKR) 01, 샤오펑(Xiaopeng) P7, 비야디 한(BYD Han) 등의 차량 가격은 20만 위안~30만 위안(3700만원~55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모델3은 지난해 가격을 소폭 인하해 후륜 구동 24만5900위안(4600만원), 듀얼모터 28만5900위안(5200만원)에 판매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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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SU7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사진 중국 웨이보 레이쥔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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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 회장은 ”SU7이 높은 사양을 갖추고 있어 가격이 약간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차를 타보면 돈이 아깝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매체들은 중국 기업들의 전기차보다는 소폭 높고 테슬라 모델3와는 유사한 수준에서 가격대가 정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SU7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듀얼 모터의 경우 최대 800km, 싱글 모터는 668km입니다. 테슬라 모델S의 최대 주행거리 650km보다 깁니다. 1000만km 운행 테스트를 거친 자율주행 기능도 장착됐습니다.

하지만 샤오미 자동차가 성공할 수 있을지 전망이 엇갈립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가격 전쟁과 내수 경기 둔화로 인한 자동차 수요 감소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지난해 전년 대비 증가율 12%보다 훨씬 낮은 수치입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比亞迪ㆍBYD)는 지난해 4분기 52만 대를 팔아 테슬라(48만대)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가격을 낮춘 탓에 순이익은 직전 분기보다 17% 감소한 86억 7000만 위안(약 1조6000억원)에 그쳤습니다. 가격 인하를 통해 판매를 늘리다보니 제조사간 출혈 경쟁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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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수퍼팩토리 매장 옆 주차장. 판매 예정인 SU7이 세워져 있다. 〈사진 중국 21세기경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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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올 2월 기준 중국 전기차 보급률은 35.8% 수준입니다. 왕촨푸 BYD 회장은 올해 중국 전기차 보급률이 5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샤오미는 이 신규 시장을 놓고 테슬라와 앞선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로이터통신은 ”상위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신규 업체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샤오미가 단기간에 대규모로 신차를 팔지 못하면 장기간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다. 전기차에 집중해 다른 사업 분야를 놓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라고 짚었습니다.

반면 가성비 뛰어난 전자제품으로 중국 가정을 석권한 샤오미가 디지털 중심의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예상도 많습니다.

스마트폰과 홈 어플라이언스 분야에 대한 샤오미의 전문성이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ㆍ디지털화된 자동차의 내부 운전공간)에 있어 기존 자동차 업체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겁니다. SU7은 자체 개발한 하이퍼 운영 체제를 통해 운전자와 스마트폰, 다른 디바이스들을 연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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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 회장이 공개한 SU7 자율주행 테스트 화면〈사진 중국 웨이보 레이쥔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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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1세기경제보는 ”자동차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샤오미가 기존 휴대폰 시장과 같은 가성비 전략을 취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그렇다고 브랜드 구축과 고급화를 앞세우면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결국 전략적 균형점을 어디에 놓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차 공개 이후 샤오미의 주가는 소폭 상승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습니다. 중국 현지 화창증권은 SU7이 올해 6~8만 대 가량 팔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레이쥔 회장은 애플이 차량 개발을 포기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매우 충격받았다. 수백번 같은 질문을 했지만 나는 샤오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SU7이 아이폰 사용자들이 구매하고 싶은 첫 차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테슬라를 향해 도전장을 던진 샤오미, 중국 전기차 시장의 판도 변화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박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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