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집시법 위반, 모욕, 특수협박, 상해 등 혐의
"죄질 좋지 않고 용서받지도 못해 엄한 처벌 불가피"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임금체불 갈등 등으로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 방영환 씨의 노동시민사회장 발인이 열리고 있다. 방영환씨는 임금체불에 항의하며 택시 완전월급제 전면 시행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다 지난해 9월 26일 분신해 숨졌다. 2024.2.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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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홍유진 기자 = 임금체불 갈등으로 분신해 숨진 택시 기사 방영환 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를 받는 운수회사 대표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손승우 판사는 15일 근로기준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특수협박, 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모 씨(51)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CCTV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앞쪽으로 나오자마자 오른손으로 피해자 얼굴을 가격했음을 알 수 있다"며 "(피해자의) 시위도 폭행으로 인해 방해받았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피고인이 자동차 운전으로 피해자를 협박할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시 앞서가는 차량에 대해 1차로를 3분의 1 정도 침범할 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없어 보여 협박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근로자에 대한 범행으로 피고인이 약식명령 받은 명예훼손을 포함해 6개월 이내에 발생한 연이은 범행"이라며 "피해자가 사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근로자에 대한 상해 범행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용자의 임금지불 의무는 가장 기본적인 사용자 의무에 해당함에도 강제집행 이후에도 임금 지급을 거부해 그로 인해 피해자가 상당한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처벌 전력에서 보이는 사용자 의무 저버리는 것과 함께 폭력적인 성향이 합쳐져 사안이 가볍지 않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직까지도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피해자가 생전에 제기한 재신청과 민사소송 등이 인용되지 않은 사정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 사망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지우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보이는 점, 벌금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실형 선고와 함께 재판부는 정 씨가 신청한 보석도 기각했다.
정 씨는 지난해 3월 1인 시위 중인 방 씨를 폭행하고 4월에는 집회 중인 방 씨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또 8월에는 1인 시위 중인 방 씨를 화분 등으로 위협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 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자 방 씨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지속해서 멸시, 폭행, 협박해 결국 분신 사망하는 데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며 "특히 방 씨의 사망에 대해서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법정에 이르기까지 진지한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당초 1심 선고기일은 지난달 15일이었지만 재판부는 "검사와 유족이 제출한 증거 영상을 법정에서 재생해 시청하는 방법으로 증거조사를 하겠다"며 한 차례 선고를 연기했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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