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치료 선구자' 이정구 단국대 명예교수, 발전기금 1억 전달

이정구 단국대 명예교수./사진제공=단국대

어질병(어지럼증)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이정구 단국대 명예교수(83)가 이비인후과학 발전에 써달라며 단국대에 1억원을 쾌척했다.

이 교수는 국내 어질병(어지럼증) 치료의 개척자이자 의학 레이저 분야 세계 권위자로 우리나라의 이비인후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교수는 "미래의 주역인 젊은 후배 의사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어 아내와 상의해 단국대 재직시절 20여년 모아둔 연금 1억원을 기부하게 됐다"라며 "우리 부부는 1994년 단국대병원 개원 멤버로 단국이 맺어준 인연이기에 그 사랑을 단국인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1965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일리노이 주립 의과대학과 로마린다 의과대학에서 20여년간 임상·연구 교수를 지냈다. 1992년 단국대 의과대학 의학과(이비인후과) 교수로 부임 후 당시 국내에서 생소했던 어질병 검사와 치료의 체계를 세웠다.

어질병을 연구하는 학술단체인 대한평형의학회를 창립(1994년)했으며 어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정기능검사 워크숍(VFT)을 개설하기도 했다. 워크숍은 현재까지 전국 5387명의 교수와 전공의가 이수해 어질병 진단 및 치료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다.

또한 레이저가 의학 치료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의학레이저·의료기기연구센터를 세우고(2009년) 의학 레이저 장비 국산화를 위해 힘썼다. 이 교수는 2003년 한국 학자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에서 중이염 치료법으로 에드먼드 프린스 파울러(Edmund Prince Fowler)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연구 활동 뿐 아니라 단국대 의과대학장, 단국대병원장, 의무부총장 등을 거치며 환자 진료와 학생 교육, 연구와 병원 경영을 살폈다. 후배들에게는 '안서동 슈바이처'로 통한다.

이 교수는 7년 전 정년퇴임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로 건너갔으며, 현재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솔로몬 제도와 바누아투 등 개발도상국에서 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다.

경기=권현수 기자 kh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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