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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사설] 민변 출신 후보의 잇따른 말썽…개인 일탈이기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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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입구에서 이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와 함께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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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부동산 38억, 빚 37.7억 ‘갭 투자’ 공천 취소





변론 2차 가해, 위성정당 비례까지…각성·쇄신해야



4·10 총선에 나섰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이 갭 투기 의혹과 성범죄 변론 2차 가해 논란 속에 연달아 낙마했다. 민변이 공개 비판하던 위성정당으로 집행부가 직행한 경우도 있다. 개인적 일탈로 보기엔 내로남불의 수준이 지나치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세종갑 후보였던 이영선 변호사를 제명하고 공천을 취소했다. 후보자 등록까지 끝난 상태였다. 공천 과정에선 아파트 1채와 오피스텔 1채로만 허위 신고돼 검증에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중앙선관위 자료를 통해 드러난 실상은 완전 딴판이었다. 아파트 4채와 오피스텔 6채 등 38억287만원 규모의 부동산을 본인이나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소유한 게 드러났다. 대출과 임차보증금 등 이 변호사 부부의 채무는 37억6893만원에 달했다. 38억원대 부동산에 37억원대 빚, 전형적인 갭 투기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이 변호사는 민변 소속으로 대전시 전세 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자문변호사로 활동했다. 겉으론 민생 변호사이면서도 자신은 정작 부동산 투기에 올인한 셈이다.

앞서 초등생 여아를 성폭행해 징역 10년형을 받은 체육관장을 변호하면서 ‘여아의 아버지가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식의 2차 가해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조수진 변호사도 역시 민변 출신이다. 10세 아동 성 착취물 제작 피의자의 집행유예 판결을 끌어낸 것을 개인 블로그에 홍보용으로 내걸기도 했다. 조 변호사는 논란 끝에 서울 강북을 민주당 후보직을 자진 사퇴했다. 그런가 하면 민변 사무차장이던 이주희 변호사는 민주당 주도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당선권으로 꼽히는 17번을 받았다. 위성정당을 겨냥해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위헌”이라고 비판하던 민변의 지도부가 바로 그 위성정당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1988년 출범한 민변은 주요 시국사건을 도맡으며 인권 신장 측면에서 역할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요직을 꿰찼고, 일부 출신 세력은 권력과 기득권의 달콤함에 젖어들면서 온갖 구설과 논란에 휘말렸다. 과거사 관련 국가 활동을 돈벌이에 이용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법조계 안팎에선 ‘전관예우’ 폐해에 빗대어 ‘민변예우’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민변 아니면 명함도 못 내민다”는 시절도 있었다.

4년 전 총선에서도 민변 출신의 국회 입성은 줄을 이었다. 거액 코인 거래 의혹의 김남국 의원, 조국 전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만들어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전 의원이 그들이다. 회원 수 1만2000명 거대 단체로 성장한 민변이 여전히 인권과 민주주의, 공정과 정의를 당당히 말할 수 있는지, 권력을 좇는 영혼 없는 집단으로 변질해 가고 있지는 않았는지 진지하게 각성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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