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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대통령 없는 게 낫지" 이재명 거친 입, 尹 아닌 조국표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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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거칠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25일 김해 유세에서 “나라가 이렇게 순식간에 망가지는 것을 본 적 있나”라며 “차라리 (대통령이) 없으면 낫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24일) 서울 수서 유세에서도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자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차라리 없었으면 나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강원 유세에서도 정권 심판론을 호소하며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도 힘을 모아 권좌에서 내쫓지 않았나”라고 했고, 17일 화성 동탄에서는 “야단쳐서 안 되면 회초리를 들고, 회초리도 안 되면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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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25일 경남 창원 반송시장을 방문, 이 지역 출마 후보자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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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민주당 후보는 더 노골적으로 탄핵을 주장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의 박지원 후보는 21일 라디오에서 “범야권이 200석을 만들면 탄핵도 가능하다”고 했다. 대통령 탄핵 소추는 국회 재적 과반 발의, 3분의 2 이상(200석 이상) 찬성으로 의결된다. 서울 종로에 출마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후보도 같은 날 “꼭 당선돼 윤 대통령을 탄핵해 달라는 분도 있다”며 “탄핵 사유가 충분한데 국회의원이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아예 대통령 탄핵을 기치로 내걸었다. 24일 조국혁신당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는 ‘검찰독재 조기 종식’ ‘3년은 너무 길다’ 등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이날 조국 대표는 “검찰 독재정권 조기 종식을 향해 4월 10일까지 거침없이 달려가겠다”고 했다.

총선 국면에서 상대 진영을 겨냥한 공세는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 발언은 대선 불복 등 역풍 가능성이 크기에 조심하는 기류였다. 4년 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심재철 원내대표가 “통합당이 1당을 하거나 숫자가 많아지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고 하자 오히려 통합당 지지율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야권에서 탄핵 발언이 자주 제기되는 것은 지지층 결집을 노린 포석에다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선명성 경쟁이 맞물린 탓이라는 분석이다. 야권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의 지지율을 추월한 상황에서 정권 심판론만으로는 지지자에게 어필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민주당 내에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국혁신당으로의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한 의도라지만, 탄핵을 연상시키는 과격한 발언은 실언 논란으로 번져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은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야당 대표가 사실상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반(反)헌법적”이라며 “특히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이 대표와 조 대표가 헌정 질서에 반기를 드는 듯한 발언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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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반송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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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표는 25일 창원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최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8일부터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저격했다. 이 대표는 “18일은 대통령이 대파 한 단을 들고 ‘875원이면 합리적’이라고 했던 날”이라며 “실언에 물가를 끼워 맞춰 벌거숭이 임금님을 만드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세 자녀 이상 가구 등록금 전액 면제 등 총선 공약을 제안한 것을 두고는 “국민의힘이 이제 정신을 좀 차린 것 같은데 훌륭한 제안”이라며 “기본소득 이념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이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의사단체 갈등의 중재자로 나선 것에 대해서는 “정부의 일이지 당의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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