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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보이스피싱 잡는 AI, 작년에만 2000억 피해 막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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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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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이 나날이 치밀해지고 고도화되고 있어 평소 경계심이 높은 사람도 자칫 방심하면 속아 넘어갈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손영규 SK텔레콤 정보보호담당이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AI가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단어와 문맥은 물론 대화 이면에 담긴 뉘앙스와 범죄 목적성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SK텔레콤은 각종 스팸, 스미싱,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일찌감치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AI 기반의 음성 스팸 필터링 서비스(VSFS)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손 담당은 "2009년 선보인 음성 스팸 차단 서비스를 시작으로 2018년엔 AI 기술을 서비스에 적용했고, 2021년엔 발신 차단 기능까지 추가해 보이스피싱 차단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사내 조직도 재정비했다. SK텔레콤은 2022년 사내 17개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고 그해 말 전기통신금융사기 전담 사이버위협대응팀을 신설했다. 손 담당은 "사이버위협대응팀은 기존 보안 위협 영역에서 더 나아가 신종 수법 기반의 보이스피싱, 랜섬웨어 등 사회공학적 범죄에 이르기까지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적극 예방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시적 성과도 거두고 있다. 사이버위협대응팀이 발족된 2022년 한 해 동안 보이스피싱 발신 10만5000여 건과 수신 6000만건 이상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매년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액은 2000억원이 넘는다.

SK텔레콤은 전기통신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보안원 등을 포함한 정부·기관과 협력 관계를 맺고 보이스피싱 대응 시스템에 SK텔레콤의 전화번호 착·발신 차단 기술을 적용했다. 손 담당은 "사이버위협 대응에 지금까지 수백억 원의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기술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체계적인 시스템 운영을 위해 정보보안 분야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보안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안티피싱'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에는 통신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전자통신금융사기 범죄를 AI가 자동 차단하는 기술이 담겼다. 손 담당은 "언어 AI 모델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 문자나 불법 광고 문자를 탐지하고 고객에게 문자를 통해 '보이스피싱일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발송해준다"며 "스페인 현장에서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 관계자들 앞에서 불법 광고 문자를 차단하는 모습을 시연했는데 영국, 캐나다, 인도, 중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올해 SK텔레콤의 목표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대응 시스템에 한 단계 고차원적인 AI 기술을 입혀 이용자 보호 수위를 한층 높이는 것이다. 최근 SK텔레콤은 '기기 자체에 탑재된 AI'를 의미하는 '온디바이스 AI'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온디바이스 AI 기반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손 담당은 "스마트폰에 소형 LLM을 탑재해 통화 중 실시간으로 보이스피싱을 탐지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존 고객 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손 담당은 최근 부고장 스미싱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최근 링크와 함께 부고장을 사칭한 문자가 자주 신고되고 있다"며 "링크를 클릭하면 저절로 악성 앱 내려받기가 실행되는데 이 악성 앱은 피해자 휴대폰에 저장된 모든 정보를 탈취하는 기능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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