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갑 안철수 44% 이광재 45% 초접전
재건축 공약 전쟁 몰두
분당갑 민심, 실리에 방점
분당갑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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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vs 45%, 그야말로 판세를 가늠하기 힘든 초박빙 구도다. 경기 성남분당갑을 놓고 혈투에 돌입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이야기다.
매일경제·MBN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8일 분당갑에서 만18세 이상 유권자 51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원 지지율은 44%, 이 후보 지지율은 45%로 두 후보 간 격차는 1%p 차이에 불과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4·10 총선 격전지로 떠오른 경기 분당갑은 1기신도시인 분당 북부 지역과 2기신도시 판교 전역을 품은 지역이다. 4050 중산층이 주를 이루는 분당신도시는 소득·생활수준이 높고, 거주와 별도로 생활권을 강남 3구에 두는 지역민이 많아 보수세가 짙다. 2000년 선거구로 정해진 이후 실시된 7번의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6번에 달하는 승리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현역인 안철수 후보는 재보선 당선 후 2년 만에 지역구 사수에 나선 상태다. 대중적 인지도와 그간 다져온 지역 기반을 무기로 수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 후보는 앞서 2022년 재보궐 선거 당시 62.5%의 지지율을 얻으며 당시 25%p 차이로 민주당 후보를 이긴 바 있다.
다만 판세를 쉽사리 예단하기엔 이르다. 판교신도시의 ‘젊은 표심’ 때문이다. IT단지가 밀집한 판교테크노밸리에 2030대 유입이 늘면서 진보정당 지지세가 높아지는 등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판교신도시는 2년 전 보궐선거에선 국민의힘, 앞선 두 번의 총선에선 민주당의 손을 들어줘 표심 예측이 쉽지 않다. 민주당은 원조 ‘노무현의 오른팔’이자 3선 의원 출신인 이광재 후보를 앞세워 지역구 탈환을 노리고 있다. 안 후보와 이 후보 모두 차기 대권을 바라보는 ‘잠룡’들이란 점에서도 관심도가 높다.
성남 분당구 야탑역광장 주변에 걸린 분당갑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와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 선거 현수막. 사진=최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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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갑 선거의 최대 이슈는 단연 재건축 문제다. 지난 1989년 1기 신도시 지정과 개발 이후, ‘천당 아래 분당’이란 별명까지 얻은 분당이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입주한 이래 30년이 흘렀고, 그만큼 주택과 기반 시설은 낡았다.
두 후보는 재건축 공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 후보는 1호 공약으로 신속한 재건축 추진을 제시하며, 분당·판교를 명품 미래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재건축 사업의 주요 전략으로는 △재건축 선도지구 다수 지정 △이주단지 확보 △낮은 보전가치 개발제한구역 부분해제 등을 내걸었다. 이광재 후보 역시 재건축 관련 추가 입법 추진과 성남 서울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인근 지역구인 분당을에 출마하는 김병욱 후보와 연대해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이 후보는 판교에 AI밸리를 조성해 재건축을 뛰어넘는 ‘도시 재건설’을 이뤄내겠다고 공약했다.
분당갑 민심은 어떨까. 지난 22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지역민들은 ‘실리’에 초점을 맞춰 각 후보들의 지지 이유를 밝혔다. 서현동에 거주한 지 10년이 넘은 60대 남성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안철수 후보가 똑똑한 것 하나는 알지 않나”라며 “국가 살림살이 잘 이끌어나갈 경륜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현역인 안철수가 제격”이라고 했다. 이어 “국정이 안정되려면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줘야 된다. 재건축이니 뭐니 하는 문제도 여당이 힘이 있어야 빨리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판교백화점 인근에서 만난 정모(여·27)씨도 “안철수 후보가 아무래도 대선주자이기도 했고, 컴퓨터 백신 개발로 선한 영향력 끼쳤던 사람 아니냐”라며 “분당, 판교 이쪽이 청년들이 살기엔 월세비가 비싼데, 안 후보의 주거 문제 해결능력을 한번 믿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야탑역 인근에서 만난 30대 박모씨는 “저번에 지나가다가 이광재 후보를 봤는데 인상 괜찮더라. 뚝심 있게 재건축 현안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본다”며 웃음을 보였다. 판교에 거주한다고 밝힌 50대 김모씨는 “여기가 보수 지역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국민의힘 찍는 것도 아니다”라며 “주변 얘기 들어보면 능력 있고 똑똑한 사람 뽑는다고 한다. 내가 살아가는 데 도움 되는 후보 뽑는단 얘기”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확실히 정하지는 못했는데, 이광재 후보가 경험이 많은 것 같아서 마음이 간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분당갑 지역구는 서현1동, 서현2동, 이매1동, 이매2동, 야탑1동, 야탑2동, 야탑3동, 판교동, 삼평동, 백현동, 운중동 등이 포함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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