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오늘의 미디어 시장

방통위 "국민 실감할 수준으로 전환지원금 올려야"…이통3사 일단 "전향적 검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홍일 방통위원장, 이통3사·단말기 제조사와 간담회…가계통신비 인하 동참 촉구

이통3사 "전향적 검토하겠다"…삼성전자 등 제조사와 관련 논의 진행할듯

공시지원금 확대, 중저가 단말기·요금제 출시 등도 요구…실제 실현 여부 주목

아주경제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방송통신위원회장-통신사·단말기 제조사 CEO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4.3.22[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가계통신비 절감에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애플 등 단말기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를 위해 국민들이 실감할 만한 수준으로 전환지원금을 책정하고, 중저가 단말기와 요금제 등의 조속한 출시를 촉구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통위-이통 3사·제조사 간담회'는 방통위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실질적으로 실행에 옮겨 줄 것을 이통사와 제조사에 촉구하는 자리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들과 공식적으로 만났다. 간담회는 비공개로 약 1시간 정도 진행됐다.

김홍일 위원장은 통신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가 매우 크며 물가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민생 안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전환지원금 정책에 대한 사업자들의 협력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13일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통해 이통사별로 전환지원금을 이용자들에게 최대 50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고시 제·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16일부터 전환지원금 지급이 본격화됐다. 전환지원금은 공시지원금과는 별도로 지급되는 지원금으로 번호이동(휴대폰을 바꾸면서 가입 이통사를 바꾸는 행위) 시 위약금, 심(SIM) 카드 발급 비용과 장기가입혜택 상실비용 등 이용자 부담 비용을 지원하는 성격이다.

방통위는 전환지원금 50만원을 내세워 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 등을 합칠 경우 갤럭시S24를 사실상 공짜로 구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이통사들은 초반 전환지원금 지급에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통사별로 최대 10만~13만원에 불과했고 지원 기종도 한정적이었다. 이에 당초 방통위가 기대했던 이통사 간 경쟁 촉진과 가격 인하에 따른 이용자들의 활발한 번호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방통위가 재차 이를 요구한 셈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에 시작된 간담회 현장에는 노태문 사장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황현식 대표, 유영상 대표, 김영섭 대표 순서대로 프레스센터에 도착한 후 마지막으로 김홍일 위원장이 도착했다. 이들은 간담회 전은 물론 끝난 후에도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다만 방통위는 이통 3사와 제조사들이 전체적으로 가계통신비 인하에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박동주 방통위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이통사와 제조사 간 협의를 통해 (전환지원금 확대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고, 공시지원금 확대에 대해서도 협의하겠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전반적으로 이통 3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단말기 제조사 관점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애플의 경우 이와 관련해서 확실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시장에 여러 가지 기여한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얼마나 전환지원금 등을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수치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국민이 실감하는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 좋겠다"고만 답했다. 지원금 상한은 현행대로 50만원으로 유지한다. 방통위가 반복적으로 전환지원금 인상을 압박한 만큼, 향후 이통사와 제조사 간 협의를 통해 어느 수준까지 지원금이 인상되는지 추이를 살펴봐야 할 전망이다.

전환지원금 정책이 장기 고객들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환지원금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이통사들이 공시지원금을 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이통 3사는 전환지원금 도입 전날인 지난 15일 갤럭시S24 등의 공시지원금을 나란히 인상했다.

이와 관련해 반상권 시장조사심의관은 "전환지원금은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 오기 위한 지원금이기 때문에 이통사들은 자기 가입자를 지키기 위해 공시지원금도 올려야 한다"며 "전환지원금이 도입됐기에 공시지원금 또한 동반 상승한 것이 마케팅 측면에서 연관이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전환지원금·공시지원금 등 지원금 인상 외에도 중저가 요금제 도입, 중저가 단말기 출시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방통위는 설명했다. 반 심의관은 "삼성전자에 추가적인 중저가 단말기 출시를 예정보다 당겨서 할 것을 부탁했고 삼성전자도 조기 출시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며 "5세대 이동통신(5G) 중저가 요금제에 대해서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른 시일 내 출시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통 3사가 번호이동 정보를 공유한 부분에 대해 담합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약 2주 전 정식으로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통 3사가 영업 정보를 공유해 판매장려금을 30만원 이하로 유지하려 한 부분에 대해 담합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통사의 이러한 조치는 과도한 판매장려금 지급으로 인해 이용자 간 차별이 나타날 것을 우려한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단통법의 법률적 특성을 감안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것이 방통위의 설명이다.

아주경제=윤선훈 기자 chakrell@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