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에 바퀴벌레' 식당, 결국 영업정지 받았다

"볶음밥 값 빼준다"며 사장 사과도 안 해

국민신문고 거쳐 담당 기관 민원 접수

최근 한 중식당 짬뽕 국물에서 바퀴벌레가 나온 후 업주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사연을 겪은 이가 당국에 신고해 해당 식당이 행정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식당에서 밥 먹는데 짬뽕 국물에서 바퀴 나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친구와 함께 중식당에서 탕수육과 볶음밥을 주문해 식사하던 중 서비스로 나온 짬뽕 국물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했다. 그가 글과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일부 국물만 남아있는 그릇에 바퀴벌레로 추정되는 벌레 한 마리가 빠져 있는 것이 보인다. A씨는 해당 벌레를 건져 다른 그릇으로 옮겨놓은 또 다른 사진도 올렸는데, 이 사진에서는 더듬이가 달려 있는 등 벌레의 자세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짬뽕 국물에서 나온 바퀴벌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음식에서 바퀴벌레가 나온 것도 불쾌한데 식당 측 대처 때문에 더 기분이 나빠졌다고 전했다. 그는 "알바(아르바이트생)를 불러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이야기하니까, 사장님께 여쭤본다고 하더니 조금 있다가 '볶음밥값 한 개 빼 드릴게요'라고 하더라"며 사장이 직접 나타나지도, 사과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어 A씨는 "(환불은) 됐다고 하고, 음식값 전부 지불하고 바퀴벌레를 휴지에 싸서 가지고 나왔는데 이거 어디에 신고하면 되냐"며 누리꾼들의 의견을 구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사과도 없었다는 사연에 '주작(가짜로 지어낸 글)'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 '짬뽕 바퀴벌레 중간보고'라는 새로운 제목의 글을 다시 올렸다. 그는 신고 절차를 밟은 후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국민신문고와 담당기관 식품안전정보원으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캡처해서 첨부했다. 또 담당 기관에 전화로 '바퀴벌레 가지고 있어야 하냐'고 물었더니 '일단 가지고 있으라'는 답을 들었다면서 잘 포장해서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음식물 내 이물(바퀴벌레) 혼입 민원 처리 결과 문자메시지[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민원 접수 후 4일 만인 21일 A씨는 민원처리 안내 카카오톡을 받았다. 메시지 내용은 '점검 결과, 해당 업체에서 제공한 음식물에 이물이 혼입됨을 확인하고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하여 행정처분 예정임을 알린다'는 것이었다. A씨는 해당 식당이 영업정지 5일을 받았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영업정지 당하면 정지 사유 '바퀴벌레'라고 매장 앞에 붙여놔야한다", "처음에 대처만 잘했어도", "영업정지도 타격이 크지만 이미지 타격이 더 심각하다", "작성자 민사소송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앞으로 중국 음식도 못 먹고 정신적 피해 심각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행정 처분이 내려지기 전 해당 식당 사장은 JTBC에 "전체를 다 환불해주고 미안하다고 해야했는데 바쁘다 보니까 알바생에게 볶음밥 한 개 값 빼주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음식에 바퀴벌레가 들어있던 것에 대해 "요즈음 날씨가 따듯해지니 그렇지 않나 싶다"며 "주문한 채소에 바퀴벌레가 딸려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음식점 조리 식품에서 기생충과 금속·유리가 나오면 영업정지 2~7일, 동물 사체나 칼날이 들어있으면 영업정지 5~20일, 그 외 이물질은 영업정지 3일 처분을 받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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