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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한미군 2만 8500명 계속 투자해야"…'MD편입' 필요성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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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사령관이 현재의 주한미군 규모인 2만 8500명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북·중·러의 밀착 속 북한의 도발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D)에 편입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함께 나왔다. 정부는 그동안 MD 체제 편입 가능성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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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순환배치부대 임무 교대식에서 미 육군 제3기병연대가 성조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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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8500명 주한미군 계속 투자해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20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주한미군 2만 8500명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며 “한반도 안팎에서의 양자, 3자, 다자 훈련 등 정확한 환경에서 차세대 능력을 계속 시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의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할 거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나왔다. 그는 주한미군을 지출과 비용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트럼프 측과 달리 한반도 방어가 동맹과의 약속이자, 오히려 미국의 경제·안보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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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러캐머라 주한 미군 사령관이 지난 9일 오후 CP탱고 지휘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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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입장문에선 “중국과 러시아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한반도에 제3국이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 모두 한국에 미군 2만 8500명이라는 최고의 합동 전력이 전방 배치됐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지리적 현실과 매우 큰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한국은 동북아시아 안보의 핵심축이자 미국이 꼭 방어해야 하는 조약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우선순위는 정권 생존”



그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선 “(당장) 예상되는 침략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김정은의)최우선 순위인 정권 생존을 위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제재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군 장비를 시험하고 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장비를 제공해 러시아가 (북한의) 장비를 시험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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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9월 13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블라고베시첸스크 시에서 약 200km(125마일) 떨어진 치올코프스키 시 외곽의 보스토치니 우주 비행장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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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회색 지대에서 활동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대규모 정규전이 아닌 민병대 등을 동원한 저강도 도발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엔 敵 명시 없다”



러캐머라 사령관의 답변 중에는 미국이 주한미군을 북한만을 막는 존재로 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도 있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중국, 러시아, 이란이 최근 아라비아해에서 연합훈련을 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조약(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를 기술하고 있을 뿐, 특정한 적(敵)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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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3일 한미연합사 전시지휘소(CP TANGO)를 방문해 '23년 을지 자유의 방패(UFS, Ulchi Freedom Shied) 연습상황을 점검하며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과 작전 본부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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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한·미 훈련에 대해서도 “중국, 러시아, 북한이 한반도나 주변에서 하는 훈련을 주시해 우리의 훈련에 반영하고 우리의 적들이 개발하는 역량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방어(MD) 요구 변하지 않았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언) 체계 등도 궁극적으로 미국의 MD체제에 편입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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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던 지난해 12월 18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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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퀼리노 사령관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 괌과 한국에 배치된 사드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미사일방어(MD)에 대한 요구는 확실히 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사일을 식별하고 추적해 쏴야하며, 반드시 명중시켜야 한다”며 “따라서 육상과 해상 이지스, 사드, 패트리어트 등 모든 역량을 통합해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괌에서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고, 모든 것을 동기화해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증강된(Enhanced) 탄도미사일 방어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MD 체계 참여를 위한 징검다리가 될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MD는 동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미사일 방어망이지만 3국 방어 협력은 북핵·미사일 위협에만 한정된다”며 선을 그어왔다.



“中, 2027년까지 대만 통일 역량 확보”



미국의 경계심이 고조된 배경엔 대만 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꼽힌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모든 징후는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마치라는 시진핑 주석의 지시를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의 행동은 중국이 대만을 중국 본토와 무력으로 통일하라는 지시가 내려질 경우 시 주석이 선호하는 일정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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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6월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반환 20주년을 앞두고 홍콩을 방문해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 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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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선 “중국은 전쟁을 하지 않고 대만을 흡수하기를 원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의도는 행동해야 할 상황에 대비해 군사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중국은 전투기 400대 이상, 주력 군함을 20척 이상 더 확보했고 탄도·순항미사일 비축량을 2배 이상으로 늘렸다”며 “특히 핵무기를 2020년보다 100% 늘린 게 가장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대만 외에도 “동맹인 필리핀을 겨냥한 중국의 계속되는 호전적이고 공격적이며 위험한 활동이 우려된다”며 “만약 필리핀의 선원이나 군인 또는 구성원 한 명이라도 죽는다면 상호방위조약의 5조를 발동할 수도 있고, 미국의 의사 결정자들은 매우 힘든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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