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저층 빌라촌에 아파트 수준 편의시설…'뉴빌리지'로 원도심 개조(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저층 주거지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 차원…주민시설 설치비 정부가 지원

尹대통령 "벽화 그리기 도움됐나…도시재생사업 완전히 재편"

도시재생사업 예산 연 1조원 투입…사업성 확보 관건

연합뉴스

서울 빌라촌의 모습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서울 은평구 한 빌라촌의 모습. 2023.11.29 ksm7976@yna.co.kr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정부가 노후 저층 주거지에서 소규모 정비사업을 할 때 주차장·관리사무소·운동시설 등 아파트 수준의 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뉴빌리지' 사업을 시작한다.

규제 완화로 재건축·재개발은 활성화되고 있지만, 전면 재개발이 어려운 소규모 단독·연립주택은 소외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간 1조원씩 10년간 10조원을 뉴빌리지 사업에 투입한다.

◇ "마을 꾸미기 도시재생서 주거지 개선으로 전환"

국토교통부는 19일 서울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21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마을 꾸미기 위주였던 도시재생의 방향을 바꾼 뉴빌리지 사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도시재생이라면서 펼쳐온 벽화 그리기, 화단 조성 같은 사업들이 주민 삶에 실제 도움이 됐느냐"며 "이런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민생에 실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완전히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내 주거지 중 아파트가 아닌 저층 주거지는 42%에 달하고, 이 중 사업 여건이 불리해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지역이 87%를 차지한다.

뉴빌리지는 이런 동네의 오래된 단독주택과 빌라를 새 빌라, 타운하우스 등으로 다시 지으려 할 때 주민 편의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하는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에서 단독 10세대·다가구 20세대 미만 주민들이 모여 소규모 정비사업(자율주택정비사업)을 하면 정부가 150억원 내외의 기반시설·편의시설 설치비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 시설은 방범CCTV·보안등, 주차장, 관리사무소, 북카페, 운동시설, 작은 도서관, 복지관 등이다.

편의시설은 국비로 짓고, 주택은 주택도시기금에서 돈을 빌려 지을 수 있다. 기금에서 융자해주는 비율을 총사업비의 50%에서 70%로 확대한다.

이때 용적률은 법적 상한의 120%까지 높여준다.

연합뉴스

신축 세대 규모별 편의시설 지원 항목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도시재생사업 예산 年1조원 뉴빌리지에 투입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이보다 범위가 더 넓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에서 소규모 정비사업과 개별 주택 재건축에 나선다면 주민 편의시설 설치비용을 역시 150억원 내외로 지원받을 수 있다.

기금 융자 한도는 다세대 호당 5천만원에서 7천500만원으로 늘리고, 용적률은 법적 상한의 120%까지 높여준다.

노후 빌라 밀집 지역을 무조건 아파트로 재개발할 게 아니라 새로운 다세대·연립 주택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뉴빌리지' 사업에 별도의 재원을 편성하지는 않는다.

정부는 연간 1조원가량의 기존 도시재생사업 예산을 재구조화해 저층 주거지 편의시설 설치에 쓸 예정이다. 10년간 10조원을 투입한다.

소규모 정비사업과 기존 도시재생사업 지원 전문기구를 통해 사업 컨설팅도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 중 '정비연계형'과 '도시재생형'으로 나눈 사업유형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뒤 하반기 중 시범사업 지역을 공모할 계획이다.

소규모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주택도시기금 융자 기간은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한다.

뉴빌리지 사업 대상이 될 수 있는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은 현재 전국 110곳·10만가구(서울 87곳·7만7천가구)가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 자율주택정비사업 120개(2천가구 규모)가 추진되고 있다.

도시계획활성화지역의 경우 전국에 1천25곳, 서울에는 52곳이 있다.

관건은 소규모 정비사업이 어느 정도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도 공사비 인상 문제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지원한다 해도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주민들이 합의체를 만들어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시행 주체의 역량 부족 문제로 속도가 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

뉴빌리지 지원 대상 구분
[국토교통부. 재판매 및 DB 금지]



◇ 구도심엔 기계식 주차장 설치 지원

정부는 구도심 상권의 만성적 주차난이 해소될 수 있도록 주차장 설치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도시재생사업 공모 때 사용자 안정성과 편리성이 확보된 오토발렛(Auto-Valet) 같은 기계식 주차장 설치계획을 포함시킨다면 가점을 준다.

오토발렛은 운전자가 승·하차장에 차를 대면 기계 장치가 주차 구획으로 이동시키는 시스템으로, 운전자가 직접 기계 주차장 내부로 차량을 입고시키는 기존 방식보다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기차, 대형 승용차도 기계식 주차가 가능하도록 입고 가능 차량 제원 기준은 바꾸기로 했다.

주차 전용 건축물에 다른 용도를 복합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비율은 30%에서 40%로 완화한다.

재래시장, 노후 주거지 등에 주차장을 만들 때는 기금 융자지원 금리를 인하하고, 융자 한도를 현재 50억원에서 늘려준다.

노후 상가 리모델링을 위한 기금 융자(싸앗융자)도 확대한다.

씨앗융자 지원 대상에 상가복합주택(주택 비율 40% 이내)을 포함시키고, 야구연습장 등을 불허해온 업종 제한 기준은 완화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오토발렛 주차장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hopar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