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속 보험사 '눈살영업'
수백만원 보장상품 잇따라 내놔
중복가입 유도 등 과도한 영업에
업계 "신뢰 잃는다" 자정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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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의 보장성 보험 판매 경쟁이 심화하면서 ‘1인실 입원일당’ 보장에 이어 상급종합병원 질병수술비 특약을 앞세운 영업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다른 보험사 상품과 중복 가입 등을 통해 수백만 원의 수술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등의 영업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빅5’ 등 상급병원에서 의료진이 부족해 수술 지연 등 사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 수술비 보장 확대를 앞세운 영업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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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 등 보장성 보험 특약으로 질병수술비 보장 금액을 높인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일반 질병수술비 보장에 더해 상급종합병원 수술비 보장을 특약 형태로 가입할 경우 최대 300만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보장하기도 한다. 실제 동양생명(082640)의 ‘수호천사 누구나필요한수술치료보험’은 기본 질병수술비 보장액이 100만 원이지만 ‘상급종합병원 질병수술특약’에 가입하면 200만 원까지 보장된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면 최대 300만 원의 수술비를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는 셈이다. DB손해보험의 질병수술비 보장 상품은 기본 수술 보장액 50만 원에 상급종합병원 수술비 100만 원을 보장한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수술비는 수술을 받을 때마다 보장한다. 기본 질병수술비는 10년 후에 두 배로 늘어나도록 돼 있어 이론상으로는 최대 200만 원까지 보장이 가능하다. DB손보는 지난달 말 한시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질병수술비를 250만 원까지 보장한 특판을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질병수술비 100만 원, 상급종합병원 특약 50만 원 정도였던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비 보장이 크게 높아졌다”며 “수술비가 높아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상급종합병원 선호도가 높다 보니 이 같은 상품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은 소위 ‘빅5’로 불리는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 등을 포함해 전국 47곳이다. 난도 높은 수술을 시행할 수 있어 수술비는 비싸지만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한 수술 건수는 41만 6431건으로 전년(41만 4500건)보다 늘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의대 정원 확대’ 문제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수술 지연 등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 상급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면 더 많은 보장을 해주는 상품 판매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선 영업 현장에서는 “건당 수백만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며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법은 아니지만 일부 설계사들이 ‘몇만 원 플랜’ 등을 내세우면서 영업을 하기도 한다”며 “의료 현장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의 영업은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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