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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푸틴, 서방 향해 “러·나토 충돌 땐 3차대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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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무려 87.28% 라는 소련 붕괴 이후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5선을 확정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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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28%.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71)이 소련 붕괴 후 러시아 역사상 최고 득표율로 손쉽게 5선을 확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자신이 세운 최고 득표율 76.7%를 10% 포인트 이상 뛰어넘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새 영토’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도네츠크 95.23%, 루한스크 94.12%, 자포리자 92.83%, 헤르손 88.12% 등 90% 안팎의 지지를 받았다.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다른 3명의 후보는 3~4%대의 득표율에 머물렀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 승리로 2030년까지 집권하게 돼 이오시프 스탈린 공산당 서기장의 ‘29년 독재’를 넘어서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17일 밤 승리가 확정되자 선거운동본부에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우리 전사들에게 감사하다”며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군인들을 언급했다. 러시아 국민을 향해선 “우리는 모두 하나의 팀”이라며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고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을 향해선 강하게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의 직접적인 충돌은 세계 3차대전에서 한 걸음 떨어진 것을 의미할 것”이라며 “그 누구도 이 시나리오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 관련 발언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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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는 베를린 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 투표한 후 “투표용지에 남편 이름을 적었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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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듯 지난달 16일 옥중 의문사한 최대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서도 처음 언급했다. 그는 이전까지 “그 사람” “블로거”라고 불렀던 나발니의 이름으로 “나발니씨”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뒤 “그는 세상을 떠났다. 이것은 항상 슬픈 일이다”라고 추모하기도 했다.

권위주의적인 통치 스타일로 독재자를 뜻하는 ‘스트롱맨’ 평가가 따라다니는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저항을 받았다. 선거 첫날인 15일에는 곳곳에서 투표함에 녹색 액체를 쏟거나 투표소 방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접경지 침투 시도도 이어졌다.

또 야권 인사들은 후보 등록부터 가로막혔고,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없는 투명한 투표함이 동원됐다. 마지막 날인 17일 정오에는 나발니 지지자들이 주도한 ‘푸틴에 맞서는 정오(Noon against Putin)’ 침묵시위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열렸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시위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투표를 촉구한 것은 칭찬한다”고 말했다.

서방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이 1인 지배 체제를 확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CNN은 “이렇다 할 반대세력 없이 단계별로 관리된 선거를 통해 1인 지배를 연장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압승으로 대담해진 푸틴이 새로 병력 동원에 나서고 내부 반대의견 탄압을 강화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존 로프 러시아·유라시아 프로그램 연구원은 “많은 러시아인은 푸틴이 그들의 미래를 빼앗았다고 본다”면서 “푸틴이 파고 러시아가 빠진 구덩이의 모습이 앞으로 5~10년 사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수·백일현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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