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증액 다짐에도 재정 문제로 여력 부족"
16일 독일에서 진행된 나토 훈련 [EPA=연합뉴스] |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2%라는 나토의 국방비 기준에 맞추려면 연간 560억 유로(약 81조2천억원)를 더 써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독일 IFO 연구소와 함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유럽 회원국이 나토의 기준에 미달하는 데다 국가 부채와 재정적자 문제 탓에 향후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금액 기준으로 경제 규모가 유럽 최대인 독일이 목표치에서 가장 멀었다.
독일은 지난해 국방비로 나토 기준에 비해 140억 유로(약 20조3천억원)를 덜 썼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벨기에가 각각 110억 유로(약 16조원), 108억 유로(약 15조7천억원), 46억 유로(약 6조7천억원)가 부족해 뒤를 이었다.
유럽 주요국이 오히려 나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나토는 2006년 나토의 군사 대비와 공격 가능성 억제라는 목표를 위해 GDP의 2% 이상 방위비를 지출하기로 약속했었다.
북미와 유럽 국가들의 정치·군사 동맹체인 나토에는 미국과 캐나다 외 30개 유럽 국가를 포함해 32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다.
IFO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은 지난해 GDP의 2% 국방비 기준에 모두 440억 유로(약 63조8천억원) 모자랐다.
이같은 '약속 불이행'은 미국 대선 후보가 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럽을 압박하는 '안보 무임승차론'의 주요 근거다.
지난해 나토 국방비 1조2천억 유로(약 1천740조5천억원) 중 3분의 2는 미국이 냈다. 이는 모든 유럽연합(EU) 27개국과 영국, 노르웨이를 합친 3천610억 유로(약 523조6천억원)의 배도 넘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유럽 각국은 속속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2014년 3개국에 불과했던 2% 목표 달성 회원국 수가 올해 3분의 2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재정 상황이 여의찮다는 점이다.
지난해 독일 다음으로 가장 많이 국방비 목표에 미달했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벨기에를 포함한 EU 6개 회원국이 부채 수준이 GDP의 100%를 넘었다.
마르첼 슐레퍼 IFO 이코노미스트는 "부채 수준과 금리가 높은 나라는 부채를 늘릴 여력이 없으니 다른 부문의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독일이 농업용 경유 보조금을 깎으려 했을 때 농민들이 시위에 나선 것만 봐도 이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32번째 나토 회원국이 된 스웨덴을 포함해 올해 2% 목표 달성을 목표로 하는 유럽 7개국을 제외하더라도 유럽 국가들의 부족액은 350억 유로(약 50조8천억원)로 여전히 적지 않다고 IFO 연구소는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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