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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 분류기는 정확하다…개표 조작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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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선관위 본격 선거 대비…올해 첫 '수검표' 제도 도입

연합뉴스

투표용지 설명하는 김한석 경북도선관위 선거계장
sunhyung@yna.co.kr


(예천=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투표지 분류기가 분류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표들입니다. 사람이 직접 눈으로 보고 유·무효 판정을 다시 해야 하죠."

오는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김한석(43) 경북도선관위 선거계장은 지난 13일 투표지 분류기를 시연해 보였다.

올해 총선에서 활용하는 2024년형 투표지 분류기는 최장 46.9㎝ 길이의 투표지를 분류할 수 있다.

정당은 34개까지 게재할 수 있다.

시험 운영용 투표지를 분류기에 넣고 가동하자 기계 틈새를 따라 순식간에 적재함에 정당별로 투표용지가 분류됐다.

투표지 분류기가 가동되는 내내 사람이 손쓸 새는 전혀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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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 분류기
sunhyung@yna.co.kr


실시간 적재 상태는 투표지 분류기 바로 옆 모니터에서 '분류 정보'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개표 때 정당 관계자들은 이 모니터 속 정보를 얻어 가려고 통제선 밖에서 곁눈질하기 바쁘다고 한다.

후보자별 득표 현황을 사전에 집계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장이 찍히지 않거나 제대로 기표가 되지 않은 투표지는 한쪽 적재함에 모두 모였다.

김한석 선거계장은 "수검을 해서 맨눈으로 무효 판정을 다시 해야 한다"라며 "이 표들의 최종 유·무효 판정 전에 모니터에 나타난 결괏값만 보고 개표가 조작됐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잦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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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상황표
sunhyung@yna.co.kr


모니터에 나타난 분류 현황을 상황표로 출력하자 투표지 분류 개시 시각부터 후보자별 득표 상황, 투표지 분류기를 통과한 다른 선거(선거구) 투표지 내용 등 상세 정보가 빼곡히 기재된 개표 상황표가 A4 용지에 뽑혔다.

심사·집계부로 나뉘어 차출된 공무원들은 책임 사무원란에 본인의 성명을 기입하고 분류된 투표지에 확인된 결괏값과 재확인 대상 투표지 확인 결과를 적는다.

투표지 분류기가 유·무효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투표지들을 사람이 직접 재확인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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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 분류기 실시간 상황 모니터
sunhyung@yna.co.kr


우리나라에서 투표지 분류기는 2002년 6월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처음 부분적으로 도입됐다.

이 선거를 위해 제작된 투표지분류기 650대는 전국 236곳 개표소에서 활용됐다.

지방선거 직후 같은 해 8월 8일 실시한 재·보궐선거 개표에서도 사용됐다.

그해 지방선거에서만 개표사무원 숫자를 1만명 이상 감소시키며 총예산 10억여원을 절감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재·보궐 선거에서는 평균 1시간 39분 만에 개표를 마쳤다.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전국 242개 개표소에 투표지분류기 총 956대가 동원됐다.

개표사무원은 이전보다 1만4천여명이 줄었고, 개표 시간도 직전 대통령선거의 평균 7시간 30분에서 평균 3시간 49분으로 4시간 가까이 단축됐다.

투표지 분류기의 도입으로 밤샘 개표는 사라졌으나 정확성을 놓고 소송전은 끊이지 않았다.

김종환 경북도선관위 선거과 주무관은 "2002년 투표지 분류기 도입 이후 전국에서 수십 차례 재검표가 실시됐으나 단 한 차례도 선거 결과가 바뀐 적은 없었다"며 "그만큼 투표지 분류기는 정확하다. 투표지 분류기에 무선 통신 모듈 같은 건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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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계수기
sunhyung@yna.co.kr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부정 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심사계수기 외에도 '수검표'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다.

심사·집계부 소속 수검표 요원이 투표지 분류기에 의해 이미 분류된 투표지를 한 장씩 넘기며 확인하는 작업이다.

직전 선거보다 개표 시간이 평균 2시간 이상 추가될 것으로 예상됐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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