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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어디까지 끌고 가세요?…'쇼핑카트'와 함께 사라진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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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형마트에서 쓰는 쇼핑카트, 장 보고 난 뒤에는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데 이걸 그대로 가져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집 앞까지 장바구니를 옮긴 뒤에 아무데나 버려두거나 아예 자기 물건처럼 쓰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마트들이 카트수거팀까지 꾸렸습니다.

이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여성이 쇼핑카트를 끌고 갑니다.

그런데 마트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지하철 엘리베이터로 갑니다.

[마트 이용객 : 저 쫓아오신 거예요? {안 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왜 그런지 궁금해서요.} 장 봐가지고 무거우면 여기까지는 가지고 와요.]

아파트 집 앞까지 끌고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단지 앞 건널목에도, 주차장에도 쓰레기 수거장에도 카트가 보입니다.

다시 갖다놓진 않습니다.

[카트 이용 주민 : (쇼핑카트 없이) 장 보려면 차를 늘 가져가야 하거든요. 원래 안 되는데…쓰고서 (놓으면) 아저씨들이 수거해가요.]

이렇게 하루에 수십개씩 엉뚱한 곳에 카트가 버려집니다.

[아파트 경비원 : 지금은 저거 하나지만 저녁쯤 되면 한 10개, 20개가 돼.]

아무 곳에나 세워놓다 보니 사고 위험도 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코너(로) 차가 돌아야 하는데 이것 때문에 매번 정리해야 해.]

아예 집 문앞에 세워놓고 자기 것인양 쓰기까지 합니다.

[이상수/쇼핑마트 직원 : (쇼핑카트를) 자기 집에 보관해놔. 그러다가 재활용 수거 때 산더미로 해가지고 끌고 나와서 토·일·월 되면 이렇게 잔뜩 쌓여.]

마트마다 이런 식으로 사라지는 쇼핑카트가 1년이면 백여 대가 넘습니다.

[이상수 진장근/쇼핑마트 직원 : 이게 한 개 10만원씩인데, 1년에 100개씩 없어져. 이걸 훔쳐 가서 고물상이 시골에도 팔아먹고 이렇게 한대요.]

전담팀이 하루에도 5~6차례 인근을 돌며 회수에 나서는데도 그렇습니다.

카트를 마트 밖으로 끌고가지 못하게 하면 되레 욕만 먹습니다.

[이상수/쇼핑마트 직원 : 고객한테 욕을 먹을 때도 있어요. 한 번은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거야. 그래서 여기에 놔두고 올라가시라 (하니까) 월급 받으면 됐지 왜 여기까지 참견하냐고…]

마트 동의없이 마트 밖에서 카트를 쓰면 절도죄로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 우리는 그런 걸 쇼핑 목적으로 쓰는 건데 거기에 쓰레기를 또 담으니까 위생적으로도 좀 찝찝할 수도 있고, 자기 것이 아닌데 왜 그렇게 쓸까라고 생각해요.]

나 하나쯤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카트와 함께 시민의식까지도 버려지고 있습니다.

[VJ 김한결 / 취재지원 황두길]

이한주 기자 ,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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