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수요 전망 상향, WTI 80달러 돌파
20, 21일 열리는 FOMC 경계감 고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6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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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매가격이 두 달 연속 시장 예상을 큰 폭으로 웃돌면서 '6월 금리 인하론'에도 균열이 일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 가늠자가 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반년 만에 상승률이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전월 대비)는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다, 1월부터 시장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전월 대비 4.4% 뛴 에너지 가격이 배경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올 들어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최근 일주일 새 급등세로 전환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미국 원유 재고 감소로 전날 영국 브렌트유가 네 달 만에 최고점을 찍었고,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 수요 전망을 상향하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네 달 만에 80달러로 올라섰다.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치솟으면서 한국 시간 20, 21일 열리는 FOMC 경계감도 고조되고 있다. 위원 개개인의 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dot plot)'가 공개되는데, '끈적한' 물가 때문에 지난해 연말 전망 대비 금리 인하 횟수가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비관이 고개 들고 있어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전일 미국채 금리(10년물 4.29%, 2년물 4.7%)를 보면 인하폭을 3차례에서 2차례로 줄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선물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을 반영한 '페드워치'상에서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54.5%로, 아직 동결(40.1%)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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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며 2,700선에 진입했던 코스피는 이날 '물가 쇼크'에 1.91% 급락한 2,666.84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와 2차전지는 물론,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였던 금융, 자동차 업종까지 하락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2.9원 올라 6거래일 만에 1,330원대로 후퇴했다. 물가는 무서운 기세로 7만 달러에 진입했던 비트코인마저 6만6,000달러대로 고꾸라지게 했다.
물가보다 미국의 견조한 성장세가 금리인하 장해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경제 성장 경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망치를 크게 벗어나고 있다"며 "FOMC의 성장률 전망이 2%를 웃돈다면 본격적인 금리 인하는 내년 이후로 미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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