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때마다 ‘리스크’ 만드는 막말의 역사
막말 리스크, 선거 판세 뒤집는 폭풍으로 작용
17대 국회의원 출신 정봉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 정 원장은 최근 경선을 거쳐 민주당 서울 강북구을 후보로 정해졌으나 과거 ‘목발 경품’ 발언 및 이와 관련한 당사자 사과 여부 논란과 관련해 당이 14일 후보 재추천 절차를 거치기로 하면서 4·10 총선 출마가 불발됐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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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하하하.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2017년 유튜브, 정봉주 전 의원)
도태우 후보. [헤럴드DB] |
“(5·18은) 조직적인 무기고 북한 개입 부분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충실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도태우 변호사)
14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5·18 폄훼’ 발언 논란을 빚은 도태우 대구 중·남구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날 ‘목발 경품’ 발언으로 막말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정봉주 서울 강북을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정치권의 막말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막말’ 논란은 총선 때마다 거센 폭풍을 일으키며 선거 결과를 뒤집는 등 총선 리스크를 만들어낸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지역감정이 최대 화두였다.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는 민국당 김광일 후보의 ‘영도다리’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당시 김 후보는 부산에서 열린 합동지구당 창당대회에서 “여기서 신당이 실패하면 영도다리에서 다 빠져 죽어야 한다”며 지역 감정에 불을 질렀다. 이후 민국당은 총선에서 단 2석만을 가져가며 총선 참패 결과를 맞이해야 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비하 발언이 원성을 샀다. 지금까지도 정동연 전 통일부 장관에게 주홍글씨로 남아있는 발언이다. 당시 정 전 장관은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유권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60,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되고”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그는 선거대책위원장과 순번 22번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직을 사퇴했다. 열린우리당은 여론조사상 최대 200석으로 예측됐지만, 152석만 획득하며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당시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김용민 후보가 2004년 인터넷방송에서 한 발언이 지탄받은 바 있다. 김 후보는 “미국에 대해서 테러를 하는 거예요. 유영철을 풀어가지고 부시, 럼즈펠드...라이스는 아예 강간해서 죽이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해 총선에서도 민주통합당은 과반을 낙관하다 원내 1당까지 뺏겼다.
보수 진영도 막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을 한 번 하거나 하면 부천에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는 이른바 ‘이부망천’ 막말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 의원은 한국당을 탈당,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시병 후보가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며 세월호 유족에 대한 막말을 했다. 앞서 김대호 미래통합당 관악갑 후보는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발언하며 연이어 논란이 되던 시기였다. 이후 차 후보와 김 후보는 제명 당했지만 미래통합당은 지역구에서 단 84석,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9석을 획득하는데 그쳐 보수 정당 역사상 최악의 참패를 맞이했다.
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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