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양당 오차범위 내 접전…부동층 향배 당락 좌우
4050 투표율 결과에 영향 …막말, 중도표심에 직격탄
'4.10 총선’을 30일 앞둔 11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계단에 투표 독려 문구가 표시돼 있다. 2024.3.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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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2대 총선을 26일 앞둔 15일 선거 승패를 결정지을 변수로는 '부동층 표심', '세대별 투표율', '막말 리스크'가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파동, 국민의힘의 막판 공천 잡음 등으로 여야 어느 한쪽이 확실한 비교우위를 선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20% 무당층·부동층 표심의 향배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여야 모두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은 19%로 나타났다. 유권자 5명 중 1명꼴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뉴스1 격전지 조사에서도 부동층이 모든 조사 대상 지역에서 20% 이상이었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9일 조사한 결과 서울 광진을 36%, 마포을 30%, 경기 수원병 29%, 인천 계양을 25%, 부산 북서갑 유권자의 20%가 '다른 후보로 지지가 바뀔 수도 있다'고 답했다.
곳곳에서 양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무당층·부동층이 어느 쪽으로 마음을 굳히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특히 수천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박빙의 승부처에서 부동층의 투표 행태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무당층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연간 통합 조사에서 28%였던 무당층은 가장 최근 조사에서 19%로 줄었다.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상황에서 무당층 표심을 빠르게 잡는 쪽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대별 투표율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60대 이상에선 국민의힘, 40·50대에선 민주당 지지가 많은 편이기에 세대별 투표율에 따라 여야 유불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인해 유권자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국민의힘에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60대 이상 유권자 수는 약 1395만명이다. 전체 유권자(만 18세 이상 인구 약 4438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1.4%로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반면 40·50대 투표율이 오르면 야당에 유리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60대 이상은 기본적으로 투표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전체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50대 이하 세대가 투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결국 민주당 지지 기반인 4050대 투표율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지난 21대 총선에서 40대 투표율은 9.2%포인트(p) 50대 투표율은 10.4%p 올랐다.
전체 투표율도 관심사다. 정치권에선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본다. 21대 총선 투표율은 66.2%로 28년 만에 가장 높았다. 50대 이상 장년층과 비교해 투표율이 낮고, 부동층에 속한 2030 청년 투표율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선거 막판 예기치 못한 막말 논란 역시 총선 전체 국면을 뒤흔들 수 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도태우 변호사의 5·18 민주화운동 북합개입설과 장예찬 전 최고위원의 난교 발언 등이 도마에 올랐고, 민주당에선 정봉주 전 의원의 '지뢰 밟으면 목발 경품' 발언이 논란이 됐다.
특히 공천 문제와 얽혀 있어 파장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도 변호사는 공천이 곧 당선으로 직결되는 텃밭 대구에서 공천을 받았고, 장 전 최고위원은 부산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수영구 후보로 공천됐다. 친명(이재명)계 정 전 의원은 서울 강북을에서 지역구 현역인 비명계 박용진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전날 오후 늦게 후보들에 대한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양당 결정의 배경에는 이들의 발언 논란이 총선 남은 기간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은 20여일간 막말 파문과 공천 잡음에 대한 여야의 리스크 관리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은 4년 전 21대 총선에서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폄하 발언으로 거센 역풍을 맞았고, 2004년 17대 총선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훼 발언으로 총선 판세가 바뀌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YTN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총선에서 승기를 잡았던 이유 중에 하나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했기 때문"이라며 "막말 발언이나 이종섭 호주대사 출국 논란 등 (최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점들을 국민의힘이 좀 빨리 정리를 한다면 여권에 유리한 선거 구도로 다시 복귀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 기사에서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또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한 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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