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격전지 르포
민주 강태웅·국민의힘 권영세 리턴매치
(왼쪽부터) 권영서 국민의힘 후보와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모습. 사진=각 후보 측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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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은 대통령실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정치 1번지로 떠올랐다. 종로의 상징성과 위상을 넘겨받은 용산의 선거 결과는 정부에 대한 민심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거지’를 사수해야 하는 집권여당과 정권을 되찾기 위한 야당의 용산 탈환전이 치열하다. ‘정권지원론’과 ‘정권견제론’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었다. 14일 쿠키뉴스는 대통령실을 가장 가까이 둔 용산의 민심을 살펴봤다.
이촌동에 사는 70대 남성은 “대통령실을 왜 용산으로 이전했느냐에 대한 얘기들이 많지 않나. 의혹들이 많은 걸 보고 민주당을 찍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한강로동에 사는 20대 여성은 “개인적으로 정권에 딱히 힘을 실어주고 싶지 않다. 노동권 시위를 많이 보게 되는데 현 정권이 노동을 탄압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용산은 토박이도 많지만, 지역으로 유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2030 청년세대도 상당하다.
반면 한 50대 남성은 “대통령실 이전으로 용산의 위상이 예전하고는 확연히 달라졌다”며 “지역 발전 기대감에 여당을 지지한다. 이념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실리를 위해 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개발·재건축과 국제업무지구 성패, 지하철 지하화 등 이슈에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용산은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지역구 현역인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의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권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강 후보를 890표차로 간신히 이겼다. 두 후보 사이 격차가 1%도 나지 않았을 만큼 초격전지다. 여야 어느 한쪽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용산구민들은 지난 대선 때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56.44%로 힘을 실어줬다. 동부이촌동, 한남동 등 부촌과 동자동 쪽방촌 등 빈촌이 공존하면서 용산의 정치 지형은 여야 지지층이 팽팽하게 맞선다. 10% 넘는 부동층과 중도층의 선택이 승부를 좌지우지해왔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 있는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 선거사무소와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 사진=이승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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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북서쪽 청파동 주민들 중에는 양당 모두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청파동 한 주택가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이곳에서 오랫동안 살았는데 양당 모두 국회의원 선거 때만 잠깐이다. 권 후보도 한 게 없지만 민주당도 싫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를 안 할 수도 없고 참 곤란하다. 원효로는 빌딩이 높아지는데 우리는 그대로다. 철도지하화도 다 선거용이다. 4년 뒤 또 해준다고 할 것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부동산 중개 업무를 하는 한 50대 여성은 “전세 가격이 들쑥날쑥해서 가늠할 수가 없다. 이 정도로 경제가 난리다”라고 탄식했다. 그는 “정권에 힘을 실어주려고 해도 막상 바뀔 거 같지 않다”며 “‘금사과’라고 하던데 정말 과일도 못 사먹을 정도다. 이 정도면 말 다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권 후보는 “이번 총선은 국운이 달린 아주 중요한 선거다. 철도지하화,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등 크고 굵직한 과제들이 산재한 만큼 용산은 누가와서 일하느냐에 따라 지도가 바뀔 수 있다”며 “제가 이번에 당선이 되면 저의 모든 역량과 경험을 용산 발전을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오롯이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용산구민의 일상과 용산의 발전가능성이 대통령실로 인해 정면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서울시에서 30년간 체득한 경험과 실력으로 용산 발전을 위해 남김없이 쏟아붓겠다. 용산을 똑바로 바꿀 ‘진짜 일꾼’으로서 더욱 낮은 자세로 용산 구민을 섬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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