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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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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신 있다’던 文정부… 검찰 "통계 125번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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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장관 등 11명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통계법 위반 혐의 불구속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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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당시 125차례에 걸쳐 주택 통계를 조작한 혐의로 전임 청와대 정책실장과 국토부 장관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사건은 국가 통계를 조작해 통계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첫 사례다.

대전지검(검사장 박재억)은 14일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등 11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통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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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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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검은 이들이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4년 6개월 동안 정부 정책에 맞춰 유리한 방향으로 통계를 바꿔 성과로 홍보한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수현·김상조 전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장관, 국토부 관계자 등 7명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로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한국부동산원이 조사·발표하는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을 125차례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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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2016년 개정된 통계법에 따라 ‘공표 전 제공’이 금지된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을 주 3차례 대통령비서실에 보고하게 하고, 미리 받은 변동률이 높을 때는 재검토 지시하는 방식 등으로 통계를 조작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김수현 전 실장과 윤성원 전 국토부 1차관은 아직 발표하지도 않은 부동산 대책 효과를 변동률 산정에 반영하라고 지시하고, 김현미 전 장관은 부동산 대책 효과가 숫자로 나타나야 한다고 국토부 직원들에게 거듭 지시해 국토부 실장 등이 부동산원 직원들을 질책해 변동률을 낮추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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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변동률 조작이 집중된 시기를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기 전후로 발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2019년 4월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앞두고 2019년 4월부터 6월까지 7회에 걸쳐 변동률을 고친 것으로 검찰은 확인했다. 또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19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4개월 간 28회에 걸쳐 변동률을 고친 것으로 파악된다.

집값 통계뿐만 아니라 소득·고용 관련 통계에서도 정권에 유리한 쪽으로 왜곡·조작하기 위해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상조 전 실장과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4명은 고용통계 조사 결과 비정규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자 새로운 통계조사 방식 때문에 비정규직 수치가 증가했다는 식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보도자료 초안에 있었던 ‘2019년 10월 전년 대비 비정규직 근로자가 86만 7000명 급증했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전년도 통계와 비교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추가해 통계조사 결과를 정부에 유리하도록 축소·왜곡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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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고위 관계자들이 국가통계를 보호해야 할 책무를 저버리고 정부 정책의 성적표로 치부해 조작한 최초의 통계법 위반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국가통계는 정부 정책 수립의 근간이자 각종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공공자원”이라며 “과학적 방법에 따라 중립적으로 작성돼야 하는 것이 통계법의 이념”이라고 했다.

한편 검찰은 통계법 위반의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너무 낮다며 입법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감사원의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대통령기록관과 국토부를 압수수색하고, 전임 정책실장 4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벌여 수사 요청 대상자 22명 중 11명을 기소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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