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보스니아 가입협상 개시 권고…러중 영향에 '확장' 속도(종합)

내주 EU 정상회의서 개시 여부 논의할 듯…실제 합류까진 수년 걸릴 수도

유럽의회 연설하는 EU 집행위원장 (스트라스부르 AFP=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3.12 photo@yna.co.kr

(서울·브뤼셀=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정빛나 특파원 =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에 있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의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이사회(정상회의)에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EU 가입 협상 권고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스니아가 2022년 12월 가입 후보국 지위가 부여된 이후 EU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는 데 진전을 이뤘다고 권고 이유를 설명했다.

EU 집행위의 권고 이후 27개국에서 만장일치 합의가 이뤄져야 실제 협상이 개시될 수 있다.

외신들은 내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 전 가입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보스니아로서는 가입 협상 개시가 확정되면 2016년 가입 신청서를 낸 지 8년 만에 EU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된다.

집행위의 이같은 움직임은 EU가 중·동구 유럽 국가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추진 중인 '확장 정책'의 연장선이다.

특히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EU 확장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이날 연설에서 "서부발칸 국가들이 EU에 가까이 다가오도록 그저 기다리기만 해선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우리는 그들이 EU로 향하도록 책임지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입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EU 회원국이 되기 위한 각종 개혁 이행에 오랜 시간이 걸려서 실제 합류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최근 합류한 크로아티아도 2003년 가입 신청서 제출, 2005∼2011년 가입 협상 진행을 거친 이후 2013년 7월에야 정식 회원국으로 최종 승인됐다.

가입 신청서 제출 이후 총 10년, 협상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는 8년가량이 걸린 셈이다.

인구 330만명의 보스니아는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지배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의 스릅스카공화국의 한 국가 두 체제가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다.

스릅스카공화국은 러시아와 세르비아의 지원을 받으며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보스니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구상에도 반대한다.

이웃 국가인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몰도바도 EU 가입을 추진 중이다.

kms1234@yna.co.kr,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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