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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인데…손보사 펫보험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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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펫보험 보험료 총액 추이/그래픽=조수아


펫보험의 시장성은 높지만 제도적 개선이 따라주지 못하면서 손해보험사간의 영업 온도차가 극명하다. 시장의 수요로 인해 판매액이 급증하지만 손해율 우려 등으로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지 못하는 곳도 있다.

1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판매 손보사는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10곳으로 지난해 신계약 건수는 5만8456건으로 전년(3만5140건)보다 66.4% 증가했다.

보유 보험계약건수 합계도 10만9088건으로 전년(7만1896건)보다 51.7% 증가했다.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원수보험료는 468억원으로 전년(288억원)보다 62.9% 급증했다. 2018년 11억원에 비해서는 5년 만에 4155% 치솟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펫보험 가입건수는 급증했다. 급증세에도 아직 가입률은 1.4%에 불과하다.

성장성이 크지만 일부 손보사는 제도개선 등 미흡으로 대량판매에 나설 경우 손해율 등 위험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다. A사는 펫보험의 수익성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확대하지 않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 B사도 시장의 수요가 있어 상품은 보유 중이지만 판매 등에는 소극적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그동안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지만 반려동물의 개체식별과 연령 판별이 어렵고 진료행위의 명칭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병원별로 진료비 차이가 크다. 게다가 진료기록부 발급도 의무사항이 아니라 가입자가 상세내역이 없는 영수증만으로 보험금을 청구해도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저조한 동물등록률도 반려동물의 특정이 어려워 활성화 저해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반려견 등록 수는 약 303만마리로 등록률은 약 38.%에 그친다.

보험개발원이 반려동물의 개체식별 확인을 위한 비문(코 근처에 있는 무늬) 등록시스템 개발에 나섰으나 업계의 수요가 낮아지면서 지금은 중단한 상태다.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 등 관련 개정안도 국회에 계류돼 있으나 총선 등으로 인해 통과시점은 기약이 없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아직은 손해율이 높지 않다"면서도 "의료수가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공격적으로 팔기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요율 등이 제한적"이라면서 "지금은 판매총액이 크지 않고 가입 후 보험금 청구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판매가 늘면 손해율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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