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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자막뉴스] BBC 특파원이 본 한국 초유의 '출산 파업'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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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처음 서울에 왔을 때 누군가가 '한국 여성들은 출산 파업 중'이라고 얘기해 줬습니다. 그 이후에 각종 정책이 나왔지만, 출산율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진 맥킨지 BBC 서울 특파원은 지난 8일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주최의 세계 여성의날 기념행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의 지난해 4분기 합계 출산율이 사상 처음 0.6대를 기록한 걸 두고, "서울에선 거의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현금을 주는 등 각종 지원책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계속 출산율이 하락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취재차 전국을 돌면서 많은 여성을 만났다고 했습니다.

그는 저녁 8시에 퇴근하고 월요일 출근을 위해 주말에 링거를 맞는 한 여성의 사례를 소개하며 "아이를 키울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며 "특히 자녀를 가지면 직장을 떠나야 한다고 많이 걱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이 돌봄과 집안일의 책임이 여전히 주로 여성에게 있는 탓에 '독박 육아'를 해야 했다고 털어놓은 워킹맘의 사례도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만 아니라면 임신과 육아를 기꺼이 택했을 거라고 말한 여성들이 많았다"며 "결국 긴 노동시간, 불공평한 육아 분담 등이 출산을 꺼리게 만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 여성들은 가정과 일에서 하나만 택하길 바라지 않는다"며 "그들이 원하는 건 사회적 인식 변화와 유연한 근무 시간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경제가 지난 50년간 고속 발전하면서 여성을 고등 교육과 일터로 밀어 넣고 야망을 키워주면서도,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같은 속도로 발전하지 못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맥킨지 특파원은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는 게 저출산 해결에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한국 사회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민정 기자 compas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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