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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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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도 찾아본다"는 개그맨, 금배지 다나…총선 뛰어든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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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부자·이순재·최불암과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본명 정주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국회의원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이번 4·10 총선에도 이들처럼 금배지에 도전하는 연예인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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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영민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입당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히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김기현 전 대표와 함께 서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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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영민은 지난 5일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입당 소식을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실익을 위해 좌클릭하지 않고 미움을 감내하며 미운 오리 새끼의 시간 30여년이 흘렀다”며 “제 인생에 백조의 시간이 찾아온다면 가라앉은 공공예술과 국민과 전쟁하는 공영방송부터 구하겠다”고 적었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그는 과거 ‘개그콘서트’에서 내시 역할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0년 유튜브 채널 ‘내시십분’을 개설해 보수 성향 콘텐트를 올리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여권에선 “윤석열 대통령도 내시십분을 본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국민의힘에 입당해 디지털정당위원장직을 맡았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등장하면서 직을 내려놨다.

1989년 MBC 개그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한 서승만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공천을 노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방송과 문화, 예술 분야밖에 몰랐던 제가 늦은 나이에 정치의 길에 들어서려고 한다”며 “드라마보다 비현실적이고 개그보다 더 웃긴 현실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두려움과 절박함을 느낀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배우 홍성우(10~12대)를 시작으로 최무룡(13대), 이순재·강부자·최불암(14대), 신성일(16대), 최종원(18대), 김을동(18~19대) 등 배우 출신 국회의원은 많았다. 하지만 정극이 아닌 희극 출신 국회의원은 1992년 14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주일(경기 구리)이 유일하다. 32년 만에 개그맨 출신 후보가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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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에 출마했던 배우 이순재와 개그맨 이주일(본명 정주일) 선거 벽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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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출마하진 않지만 후원회장을 맡거나 지원 유세에 나서는 방식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연예인도 적지 않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구마적으로 열연했던 배우 이원종은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의원의 후원회장으로 나섰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던 이원종은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안진걸 TV’에 출연해 “이번은 새로운 ‘악(惡)’과 대결하는 자리”라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평소 스스로 “보수”라고 강조하는 가수 김흥국은 국민의힘 지지 의사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김흥국은 지난 1일 배우 신현준·정준호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번 총선은 한동훈(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랑 같이 다니고 싶다”며 선거 유세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흥국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 현장 유세를 도왔고, 윤 대통령 당선 뒤 대통령직인수위 집무실에 초청받기도 했다. 김흥국은 지난 5일 박진 국민의힘 서울 서대문을 예비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선 “총선이 엄청 중요하다. 목숨을 걸겠다”며 “좌파 연예인들은 앞장서는데 우파(연예인)들은 겁먹고 못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선수 출신 유튜버 이천수는 인천 계양을 후보로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계양구 출신인 이천수는 “지금껏 정치색이 없다고 자부하지만, 오직 고향을 확 바꿔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원 전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았다”고 말했다.

연예계 활동을 사실상 접고 정치 평론 유튜버로 전향한 연예인도 있다. 친(親)민주당 성향으로 알려진 개그맨 강성범은 유튜브 채널 ‘강성범 TV’에서 시사평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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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천수 후원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6라운드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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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관심을 먹고사는 연예인은 의도치 않게 정치색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가수 나얼은 지난달 12일 인스타그램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건국전쟁’ 포스터와 성경책 사진을 올렸다가 야권 성향 네티즌의 공세에 시달렸다. 비난이 쇄도하자 나얼은 인스타그램 댓글 창을 폐쇄했다.

모델 겸 배우 배정남은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저서 『디케의 눈물』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조 전 장관을 공개 지지한 게 아니냐”는 의견과 “과도한 정치적 해석”이란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배정남은 이튿날 책을 찍은 사진과 함께 “아따, 책 잼나네예. 아니 책도 맘대로 못 봅니꺼. 공산당도 아니고 참말로. 좀 볼게예”라고 적기도 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의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연예인이 정치 사안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비난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치 표현 그 자체를 문제삼다 보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정치 참여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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