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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갑자기 꾸벅꾸벅, 사흘간 꼬박 잠들어…'수면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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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잠을 잘 못 자서 고생하는 분들 많죠. 불면증 말고도 수면장애의 종류만 80가지가 넘는다는데, 희귀 질환에 삶이 무너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유영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민수 씨는 5년 전부터 느닷없이 잠에 빠져드는 기면증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갑자기 근육에 힘까지 쭉 빠지는 탈력 발작을 동반한 중증 기면증입니다.

[이민수 (가명)/기면증 환자 : (탈력 발작의 느낌은) 자이로드롭(수직낙하 놀이기구) 타는 거랑 똑같아요. 정신이 깨어 있는데 몸이 그냥 수직으로 떨어지거든요, 그냥.]

약 없이는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만약 (약을) 안 먹으면 그냥 그날은 잠만 자다가 깨다가 하는 날이죠.]

10만 명당 8명 정도에서 나타나는 희귀병인데 중증 장애판정을 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미나 씨 역시 2년 전부터 앓게 된 희귀 수면장애로 일상이 무너졌습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기절하듯 잠에 빠져드는데, 한번 잠들면 사흘 밤낮을 깨어나질 못합니다.

[김미나 (가명)/수면장애 환자 : 완전 3일씩 잠을 연속으로 그냥 자는 거예요. 화장실도 안 가고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먹고.]

깨고 난 후에는 고통스러운 불면증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나머지 때는 또 잠을 못 자서 2시간 3시간 어떨 때는 아예 밤을 새우고.]

미나 씨를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자신을 이해 못 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입니다.

[뭔 놈의 잠을 그렇게 자냐, 그렇게 얘기하시는 거죠. 저는 되게 아프고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미나 씨는 '클라인 레빈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1천 명 정도 보고될 만큼 희귀한 질병입니다.

[김태원 교수/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자가면역 질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면의 사이클을 조절하는 어떤 우리 뇌의 기능을 이제 내 면역세포가 뇌세포를 공격해서….]

해마다 수면장애로 치료받는 사람은 110만 명.

그 종류도 불면증, 수면무호흡증을 포함해 80여 가지나 됩니다.

전문가들은 가벼운 수면 장애라도 장기간 방치하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명백한 질환"이라는 인식하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취재 PD : 안민신)

유영수 기자 youpec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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