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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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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성장주…증시 주전선수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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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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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촉발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상승세가 주춤하는 사이 성장주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가 코스피 대형주에 쏠렸지만 바이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코스닥이 약진하는 모습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최근 한 달(2월 8일~3월 8일) 동안 7.6%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7%)을 웃돌았다. 코스닥 상승을 이끈 건 글로벌 성과가 가시화된 바이오 업종이었다.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인 HLB는 미국에서 항암신약 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달 20.2% 상승한 HLB는 이날 간암신약이 미국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의 '처방예상목록'에 연이어 등재됐다는 소식에 22.7% 급등했다.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한 알테오젠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 MSD와 독점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단 10거래일 만에 주가가 두 배로 뛰어올랐다.

미국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에 힘입어 코스닥의 반도체 소부장 업종도 강세였다. 고압수소 어닐링(열처리 과정) 장비를 독점하고 있는 HPSP는 이달 들어 6.6%의 상승률을 보였다.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리노공업도 꾸준한 상승세다.

반면 연초부터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기대감에 급격히 상승했던 코스피의 금융주 질주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증권주 대장주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14.6% 상승했지만 이달 들어 수익률이 -8%로 꺾였다.

메리츠금융지주 수익률은 지난 1월 15.9%, 2월 21.3%에 달했지만 이달 들어 -1.9%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우리금융지주(-4.1%), DB손해보험(-1.6%) 등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금융주가 속속 등장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1차 세부 내용이 발표된 이후 기대감이 소폭 사그라든 것으로 보인다. 황지우 SK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단기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정책이 구체화될수록 세심한 선별 과정이 수익률 형태로 드러날 것"이라며 "3월은 주주총회 일정이 집중돼 그동안 올랐던 저PBR 기업 간 주가 차별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는 코스피에서도 2차전지, 반도체 소부장 등 성장주가 주목받았다. 인쇄회로기판(PCB) 생산 기업 이수페타시스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한 주 사이 28.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13% 올랐다. 지난 6일 열린 국내 최대 규모 2차전지 행사 '인터배터리 2024'에서 기존 배터리보다 우수한 '46파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800선을 향하는 흐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중순까지 순환매 대응에 집중하고 이후에는 저PBR, 배당주 매매전략을 통해 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성장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상휘 흥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현저하게 성장주 위주로 돌아가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성장주 선호 심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며 "기관도 성장주로의 추가 수급 여력이 가치주보다 클 것으로 예상돼 성장주가 우세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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