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일자 아직 지정되지 않아, 외교부는 "미공개가 관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김효정 김지연 기자 =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 내정자가 8일 출국금지 해제 조치로 부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외교당국은 이 대사 내정자의 현지 부임 일정을 함구했다.
법무부는 이날 이 내정자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출국금지심의위원회를 한 결과, "이의신청이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고 출국금지 해제 사유를 밝혔다.
공수처는 수사 초기인 지난 1월 전직 국방부 장관인 그에 대한 출국금지를 처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호주대사 내정이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 5일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풀어달라고 이의신청을 냈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고 즉시 출국금지가 해제되면서 그가 호주 현지에 부임하는 데 법적 제약은 없어졌다.
한때 그가 이날 오후 호주로 출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날 중에는 출국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당국은 공관장 등 재외공관 근무자에 대해 인사발령을 낼 때 '부임 일자'를 같이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내정자에 대해서는 주호주 대사 인사 발령을 내면서 부임 일자를 '추후 지정'으로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국금지가 해제된 만큼 부임일을 지정하고 이에 맞춰 구체적인 출국 일정을 정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지만, 외교부는 관련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부임일 지정은 밝히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밝혔다.
전날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모든 공관장에 대해 부임 일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입장의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이 내정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사절 신분으로, 공적 임무를 갖고 출국한다는 점에서 그의 부임 일정을 비밀에 부쳐야 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이날 출근길 취재진에게 "(이 전 장관은) 개인적인 용무나 도주가 아니라 공적 업무를 수행하러 간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 등 주변 4강 국가에 부임하는 한국 대사들의 경우 주재국 입국 직후 언론과 만나 부임 소감 등을 밝히는 경우도 많다.
아울러 이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아직 신임장 원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 파견되는 대사는 자국 국가원수로부터 신임장 원본을 받아 주재국 국가 원수에게 제정한다. 보통 신임장 원본을 제정한 이후에 대사로서 정식으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전에는 일단 신임장 사본을 주재국 정부에 제출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사 부임 전에 반드시 신임장을 받고 나가지는 않는다"며 "여러 나라 대사에 대해 한꺼번에 신임장 수여식을 할 때 한국에 다시 들어와서 받고 나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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