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왼쪽)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스웨덴 나토 가입 절차를 마치고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나토 설립 조약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공식 가입문서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전달했다. 나토 가입의 마지막 절차로, 미국은 신규 회원국의 조약 가입서 수탁국이다.
이날 모든 공식 절차를 마침에 따라 스웨덴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의 집단방위 규정(5조)의 적용을 받게 됐다. 나토 규정의 핵심인 집단방위는 한 회원국이 외국의 침략을 받았을 경우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다른 회원국들이 전쟁에 자동 개입하도록 하고 있다.
스웨덴의 합류로 나토 회원국과 러시아간 국경은 기존의 2배가 됐다. 특히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발트해에서북유럽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들이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하는 형세다. 폴리티코는 "스웨덴은 최첨단 전투기부터 대함 미사일까지 모든 것을 만드는 세계적인 방위산업 강국"이라며 "나토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스웨덴·핀란드까지...나토의 동진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나토] |
200여년간 비동맹 중립을 유지하던 스웨덴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해 5월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지난해 4월 나토에 합류했지만, 스웨덴은 그러지 못했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모든 기존 회원국의 찬성이 필요한데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헝가리가 마지막으로 자국 의회에서 비준안을 처리해 가입이 승인됐다. 앞서 스웨덴은 헝가리에 자국산 그리펜 전투기 4대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세우기로 하는 등 여러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나토는 스웨덴의 가입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역사적인 날"이라며 "유능한 군대와 일류 방위산업을 보유한 스웨덴의 가입은 나토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고, 스웨덴은 물론 전체 동맹을 더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오늘보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략적 대실패를 더 잘 보여주는 예는 없다"면서 "나토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졌고 강해졌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나토의 동진을 막겠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지만, 오히려 나토는 더욱 강해졌다는 일갈이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오늘은 진정으로 역사적인 날"이라면서 "우리는 나토 동맹국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며 부담과 책임, 리스크를 다른 동맹국과 분담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오늘은 자유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당장 나토는 지난 4일부터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국이 함께하는 첫 군사훈련인 '북유럽 대응 2024'를 시작했다"며 "10여 개국에서 2만 명 이상의 병력이 참여한 가운데 북유럽국 최북단에서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스웨덴이 오랜 기간 자체적인 국방체계를 갖춰온 만큼, 나토의 지휘 체계에 완전히 통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러시아 역시 북유럽 안보 판세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일 "핀란드와 스웨덴 영토에서 나타날 수 있는 도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 군관구에 추가로 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 군관구를 각각 재창설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나토 확장에 대응할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의 스웨덴 국기 게양식은 오는 11일 개최된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