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통령 업무보고…美中경쟁 속 경제외교 역량↑
2차관 밑 경제외교 전담과 신설…제2 요소수 사태 방지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2024.01.16. photo1006@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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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외교 당국의 올해 업무보고 화두는 단연 '경제'다.
전통적인 외교 현안과 함께 경제 영역이 국가가 사수해야 할 안보 개념에 포괄되는 국제질서 변화에 발맞춰 나가겠다는 것이다. 지정·지경학적 대전환 시기에 우리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기회는 극대화하려면 외교 네트워크를 총동원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7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2024년 외교부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 계획에는 ▲튼튼한 안보 외교 ▲다가가는 민생 외교 ▲경제·안보 융합 외교 ▲글로벌 중추국가 시대 외교 등 4대 핵심 과제가 담겼다.
특히 경제안보 리스크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외교부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제시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조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외교부도 경제부처의 일원'이라고 밝히며 경제계와의 접촉면을 넓혀온 행보와도 맥을 같이 한다.
◇경제외교 기능 강화…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확대
외교부 내 경제외교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경제 따로 안보 따로' 접근이 불가능한 시대가 도래한데다 반도체·인공지능(AI)·우주·바이오·양자 등 신기술 관련 국가 간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하는 양상 속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일환으로 다자·경제외교를 총괄하는 2차관실 산하 양자경제외교국 내 경제외교 전담 과(課)를 신설한다. 기존 유럽경제외교과·동아시아경제외교과·북미경제외교과와 함께 총 4개 과로 늘어나는 셈이다. 단,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이어서 정원이 증가하진 않는다.
전체 재외공관 167곳은 수출·수주 전진기지로 전면 탈바꿈해 우리 기업의 원전·방산·인프라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참여를 집중 지원한다. 재외공관장을 중심으로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공기관의 역량을 통합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및 애로사항 해소를 돕게 된다.
중소벤처기업을 특화 지원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K-스타트업 글로벌 네트워킹 지원 사업'은 확대한다.
경제안보외교센터를 통해 공급망·수출 통제 등 민생 경제에 파급력이 큰 경제안보 현안을 모니터링하고 민관 대응·지원을 강화한다. 이 센터는 지난 2021년 11월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를 계기로 경제안보 관련 동향을 상시적으로 살펴보고 정책 수립과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 6월 설립됐다.
또 우리 청년들의 해외 진출과 일 경험 기회를 확대한다. '워킹홀리데이'를 지난해 24개국 2만5700명에서 30개국 최소 3만8550명으로, '한미 대학생연수(WEST) 프로그램'을 지난해 2000명에서 2500명으로 각각 늘리게 된다.
더 많은 청년들에게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글로벌 이슈 해결 참여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KOICA) 해외봉사단 프로그램은 '청년 이니셔티브'로 개편한다. 사업 참여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참여 인력을 25%(4046→5050명) 가량 증원하는 게 핵심이다.
개발도상국의 산업 기반을 지원하면서 우리 기업에도 도움이 되는 '코이카 개도국 산업인력 양성 프로그램(가칭)'은 핵심 ODA 사업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해외재난 신속대응팀의 상시 파견체제를 구축하고 역량을 제고한다. 신속대응팀은 해외에서 재난 발생 시 재외국민과 재난발생국 국민을 구조하기 위해 정부가 파견하는 구조대를 지칭한다.
◇국제연대 인프라 구축·강화…소프트파워 강국 이미지 확산
외교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경제안보 위기 속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국의 산업정책 변화나 신규 입법 가능성을 종합 분석하고 대비한다.
해외발(發) 공급망 교란에 대한 유사입장국 조기경보시스템(EWS)을 내실화해 제2의 요소수 사태 등 공급망 위기 발생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CHIPS) 하위규정 정비 등 후속조치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민관이 신속히 합동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양자·소다자 협력을 분야·지역별로 다층적으로 전개해 안정적인 공급망 외교 네트워크를 조성한다.
또 한미일·한미·한일·한네·한캐(2+2 외교·산업) 경제안보대화와 한미·한미인 핵심신흥기술대화 등 협력 플랫폼을 보다 촘촘하게 다진다.
소다자·다자 협의체에서 공급망·첨단기술 분야 국제공조와 새로운 규범질서 형성 주도 노력도 계속한다. 역내 위기상황 발생 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14개국 간 대응 네트워크를 신속 가동하고, 핵심광물파트너십(MSP)을 통해 주요 광물 공급망 교란에 대비하는 식이다.
AI 안전성 정상회의 및 AI 글로벌 포럼, AI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등도 개최한다.
아울러 다음달 한국에서 열리는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AI·디지털 기술을 통한 민주주의 확산에 앞장선다.
오는 6월4일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와의 협력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간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발표한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의 후속 조치로서 'CFE 글로벌 작업반'을 연내 출범하고, 녹색기후기금(GCF)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에 대한 공여를 늘려 취약 개도국의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 에너지 전환을 지원한다.
주요 7개국(G7) 선진 공여국들과의 개발협력 연대는 보다 강화한다.
K-컬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공공외교 자산으로 적극 활용해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재외동포청과 협업해 외국 교과서에 한국 발전상을 다루는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
조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경제와 안보가 융합된 시대에 우리 국민이 더욱 자유롭고 안전하게 전 세계 어디에서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G7 수준에 부합하는 가치기반 연대외교를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외교부의 2024년 업무추진 방향. (자료= 외교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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