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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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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8년 만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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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올해 2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개정돼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 건전한 보험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보험사기를 예방함으로써 사회적 손실을 경감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2016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보험사기가 지속해서 증가했고 이에 그동안 법 개정 시도가 계속돼왔다. 20대 국회에서 8건의 개정안이 발의됐다가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고, 21대 국회에서도 17건에 달하는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이번에 8년여만에 법 개정이 성사됐다.

비록 개정 논의가 있었던 항목 중 일부가 법제사법위원회 단계에서 삭제되기는 했지만 오랜 노력 끝에 실제로 법이 개정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특히 보험사기의 알선?권유 금지 조항과 금융위원회의 자료제공 요청권 조항이 신설된 것은 의미 있는 입법이라 생각된다.

이처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이 유의미한 성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법 개정만으로 보험사기의 예방과 감축이 자동으로 수반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우선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보험사기에 엄정한 수사와 처벌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보험사기에 솜방망이 처벌이 사회적으로 보험사기를 용인하고 조장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보험사기죄에 수사기관의 처분 현황 및 형사법원에서의 선고 현황을 살펴보면, 일반 사기죄와 비교해 보더라도 처벌 수준이 낮다고 볼 수 있다. 보험사기 혐의가 인정됐음에도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지거나 벌금형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보험사기는 특정 보험회사의 손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선량한 보험계약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고 보험 제도의 목적을 해치는 범죄라는 특성을 고려해 기본적으로 엄히 처벌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원칙이 실제 수사 및 처벌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보험사기의 효과적 예방을 위해서는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행정제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업무나 직업상의 전문성을 이용해서 보험사기 범행을 저지른 자는 해당 업무나 직업을 규율하는 법령에 근거한 영업정지나 면허취소 등의 행정제재를 부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료법상 의료인이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하면 1년 이내의 자격정지 사유에 해당하는데,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을 통한 보험사기에도 자격정지 등의 행정제재를 적극적으로 부과한다면 심리적 경각심을 고취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커질 수 있다.

보험사기에 관한 잘못된 인식과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대국민 교육도 계속돼야 한다. 보험사고 내용을 일부 조작하거나 피해 정도를 과장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이 '슬기로운 소비 생활'이 아니라 엄연한 범죄행위임을, 이에 따라 선량한 전체 보험계약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음을 지속해서 홍보하고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랜 기간에 걸친 수많은 고민과 논의를 통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을 제정하고 또 개정했다. 이러한 노력이 퇴색되지 않으려면 입법 취지를 살려 실효성 있게 집행함으로써 보험사기를 최대한 예방하고 감소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하는 노력 또한 계속돼야 한다.

백영화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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