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깃발과 애플의 로고.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유통과 관련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밝혔다. EU는 집행위 조사 결과 애플이 외부 음악 스트리밍 앱 개발자가 아이폰, 아이패드 운영체제인 iOS 이용자에게 앱 스토어를 이용하지 않고도 더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등 '불공정 관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EU가 이날 부과한 과징금은 당초 시장 예측인 5억 유로(7200억원)보다 3배가 넘는다. EU는 과징금 규모가 애플 전 세계 매출의 0.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애플이 EU로부터 반독점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EU의 이번 과징금 부과는 DMA 도입에 맞춘 본보기 성격이란 풀이도 나왔다. '빅테크 갑질 방지법'으로도 불리는 DMA는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을 특별 규제하는 법이다. 빅테크가 유럽에서 자사 서비스에 불공정한 특혜를 줘 경쟁사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 연간 총 매출의 10%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DMA 위반 시 EU는 해당 기업의 연간 세계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도 있고,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 최대 20%로 상향 조정된다. '조직적인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사업부 일부 매각 명령도 내릴 수 있다.
4일(현지시간) 마르그레테 베스타거 유럽연합(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애플의 '반독점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 사유를 놓고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이날 애플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시작으로 EU와 미국 빅테크 간 갈등이 더욱 거세질 거라 전망했다. FT는 "빅테크는 경쟁을 개방하고 작은 기술 업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이면서 새로운 규칙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애플에 대한 EU의 조치는 EU와 거대 기업 간 전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결정은 스웨덴의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가 2019년 애플이 자사의 서비스인 애플 뮤직과 공정하게 경쟁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이유로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이 자사 앱스토어를 통한 결제를 강요하면서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구독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자사 이용자가 내야 할 구독료 부담이 커지다 보니 애플의 자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과 공정한 경쟁이 어렵다는 게 스포티파이 측 입장이다. EU 집행위는 이런 스포티파이의 주장을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EU 집행위의 결정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애플은 2020년 프랑스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11억 유로(약 1조6000억원)의 과징금을 받았지만 항소해 3억7200만 유로(약 5400억원)로 낮춘 적이 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