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베스타거 EU 집행위원 "애플에게는 불법 주차 고지서 수준"
지난 20221년 마가렛 베스타거 EU 집행위원이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유럽연합(EU)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애플에 18억4000만 유로(2조66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스포티파이 구독료 결제 경로를 애플 앱스토어로 한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이자 반독점기구 수장을 맡고 있는 마가렛 베스타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애플에 이 같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베스타거는 과징금과 함께 앱스토어가 아닌 외부 경로를 통해서 스포티파이 결제가 가능함을 서비스에서 알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수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2022년 초 스포티파이 등 음악 서비스 앱에 대해서 인앱결제 아닌 웹페이지를 통한 결제를 허용했지만, 사용자에게 이를 알리는 것을 막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베스타거는 "향후 애플의 변화를 상세히 지켜볼 것"이라며 애플이 EU의 공정경쟁 법규를 지키는지 시장 반응을 살피겠다고 했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과 경쟁 관계로,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이 결제하는 구독료의 30%를 앱스토어 이용 수수료로 떼어가겠다는 애플 정책을 문제삼았다. 스포티파이 구독료 인상을 유도해 이용자들을 애플 뮤직으로 끌어가려는 전략이라는 취지였다.
반면 애플은 앱스토어 수수료를 높인 것은 이익을 늘리기 위해서지 경쟁 업체 서비스를 제한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EU는 애플 앱스토어 정책은 스포티파이 같은 경쟁사들의 서비스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반독점법 위반 행위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과징금 액수였는데,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언론은 5억 유로 수준일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U가 결정한 과징금 액수는 이의 3배가 넘는다.
이에 대해 베스타거는 "이번 과징금 액수는 애플 전세계 매출의 0.5%밖에 되지 않는다"며 "애플에게는 불법 주차 벌금 고지서를 받는 수준"이라고 했다.
애플 측은 "EU 규제당국은 (앱스토어 정책으로) 소비자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증거를 내놓지 못했고, 시장경쟁을 무시했다"며 불복을 예고했다. 이어 "이번 결정의 최대 수혜자는 앱스토어에서 구독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는 스포티파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