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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3 (토)

잠실도, 마포도…건설사 외면에 조합은 공사비 올려 재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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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수주액도 5년 來 최저치…"정비사업 난항 지속될 것"

아주경제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박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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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황 악화로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선별수주 기조를 강화하면서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건설사들이 시공사 선정 입찰을 외면하자 강남3구 정비사업 조합들도 기존보다 공사비를 올려 재입찰 공고를 내는 분위기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마포구 마포로1-10지구 재개발조합은 지난달 29일 시공사 선정 재입찰 공고를 올리면서 3.3㎡당(평당) 공사비 1050만원을 제안했다. 지난해 10월 첫 입찰 당시 제시한 평당 930만원보다 13% 올린 금액이다. 건설사가 입찰 마감 3일 전까지 납부해야 하는 입찰보증금의 경우 기존 1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내렸다. 앞선 1차 입찰에 건설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되면서 이번에 공사비는 물론 보증금까지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조합은 작년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유찰되자 지난달 29일 공사비를 기존 3.3㎡당 760만원에서 810만원으로 6.6% 증액해 3차 입찰 공고를 냈다. 지난달 26일 서초구 신반포27차 재건축조합도 두번째 입찰공고를 내며 공사비를 기존 907만원에서 957만5000원으로 5.6% 올렸다. 1차 입찰에 유일하게 참여한 SK에코플랜트가 2차 입찰에 단독참여해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

수주경쟁이 예상됐던 서울 핵심지역도 줄줄이 시공사 선정에 실패하고 있다. 동작구 노량진1구역은 당초 예정 공사비(595만원)보다 올린 730만원을 제시했지만 지난달 2회차 입찰 때 포스코이앤씨만 참여하며 유찰됐다. 조합 측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2차 현장설명회에 왔던 건설사 6곳에 모두 수의계약 의사를 묻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달 송파구 가락삼익맨숀도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며 유찰됐다. 4월 입찰을 앞둔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공사비 840만원)도 최근 대우건설만 입찰의향을 보이며 사실상 유찰이 예정됐다.

이미 시공사를 선정한 사업장도 공사비 인상으로 갈등을 빚는 사례는 빈번하다. 현대건설은 최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에 기존 공사비 2조6000억원에서 55% 오른 4조원을 청구했으며,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는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이 작년 510만원에서 660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최근 889만원으로 추가 인상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도 현대엔지니어링이 2017년 당시 500만원대였던 공사비를 1300만원대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해 공사비 협상을 진행 중이다.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경향은 민간 수주액 추이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민간 건설수주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22.7% 감소한 13조8000억원으로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건축수주(토목 제외)는 서울(-24.9%), 인천(-20.9%), 경기(-35.6%) 모두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며 5년래 최저치인 63조2000억원에 그쳤다. DL이앤씨는 올해 주택 수주 목표금액을 작년 실적 6조7192억원보다 40% 이상 낮췄고, 대우건설은 8조4061억원에서 6조8885억원으로 18% 낮췄다.

업계에서는 서울 주요 지역 정비사업장도 시공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 지속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이 줄면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를 두고 간극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입지가 매우 좋거나 한강변 랜드마크가 될 만한 단지가 아니고는 입찰 참여를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공사비가 많이 오르며 조합에서도 분담금을 감당할 수 없어 원활한 사업 추진이 어려운 곳이 많은데, 건설사 입장에서도 사업성이 좋은 단지 위주로만 선별수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박새롬 기자 sp50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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