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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갈 길 바쁜 이재명…바짝 쫓는 원희룡[총선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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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원희룡 하루에만 2차례 만나 신경전

계양을 역대 선거서 민주당 압승, 與 험지

李 선거구 조정으로 본선서 더 유리해져

李측 “이겨야 본전… 서둘 필요 없어”

민주, 공천 파동 악영향 있을까 경계

“갈 길 바쁜 이재명 대표를 원희룡 전 장관이 기를 쓰고 쫓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명 ‘명룡대전’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천 계양을 맞대결을 이같이 평가했다.

동아일보

3일 오전 인천 계양구 박촌성당 앞에서 만난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전날 이 대표 공천이 확정되며 ‘명룡대전’이 성사된 뒤 첫 만남 자리에서 원 전 장관은 “결국 오셨군요”라고 하자 이 대표는 “무슨 말씀인지 잘”이라고 신경전을 펼쳤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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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원희룡 하루 두 차례 마주치며 신경전

단수공천 확정 다음 날인 3일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을 찾은 이 대표가 가는 곳마다 원 전 장관이 먼저 와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2곳의 일정을 소화했는데, 모두 원 전 장관과 마주치며 신경전을 펼쳤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경 미사를 드리기 위해 인천 계양구 박촌성당을 찾았다. 그가 차량에서 내리자 원 전 장관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 전 장관은 차에서 내린 이 대표가 다가올 때까지 그를 쳐다봤다. 이 대표와 악수한 원 전 장관은 “결국 오셨군요.”라고 했다. 그간 민주당 일각에서 이 대표의 불출마를 요구하거나,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 대해서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 대표는 “무슨 말인지 잘(모르겠네요)”이라고 응수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11시경 인천 계양구 계산제일교회에서도 마주쳤다. 이 대표가 차에서 내리자 지지자들이 셀카 촬영을 요청하면서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러자 이를 지켜보던 원 전 장관도 곧 이 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며 “(미사에 이어) 예배도 같이 드리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네네”라고만 답하고 예배당으로 곧장 향했다. 이 대표는 원 전 장관을 돕고 있는 축구선수 출신 유튜버 이천수 씨와도 악수를 하면서 “수고가 많습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 측은 원 전 장관이 사전에 이 대표의 동선을 파악한 뒤 일부러 만남을 유도해 이슈를 만든다는 불만이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한 이후 경호 문제 때문에 경찰에 미리 동선을 알리고 있는데, 이를 가지고 원 전 장관이 일정을 파악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반면 원 전 장관 측은 “3주동안 계양에서 선거운동하며 이재명 후보를 거의 본적도 없다”며 “본 적도 없는 사람을 어떻게 따라 다니냐, 상상하는 것은 자유”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역선거 운동에 상대적으로 시간을 쏟기 어려운 형편이다. 제1야당 대표로서 대부분의 시간을 당무에 쏟는 데다 중간중간 재판 일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달 1일부터 시작된 3일간의 연휴 중에도 이 대표는 3일 오전에만 계양구에서 열린 성당 미사와 교회 예배 행사만 참석한 뒤 곧장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연합 중앙당 창당 행사로 이동했다. 한 70대 여성 지지자는 “지역에서 이 대표의 얼굴도 제대로 못 봤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원 전 장관은 지역에 상주하면서 곳곳을 누비고 있다. 여전한 지지율 격차에도 불구하고, 원 전 장관 측이 역전 가능성을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 전 장관은 지역 분위기에 대해 “지역 주민들에게 그동안 ‘해봤자 안 될 것’이란 체념이 있었다면 이번엔 ‘반드시 바꿔보자’는 기운이 올라오고 있다. 이걸 최대한 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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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가 3일 낮 인천 계양구 계산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인천=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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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양을, 민주당 ‘8전7승’ 절대 우위

이 대표 측은 현역 의원 프리미엄과 인천 계양을 내에서 여전히 강한 당 지지율을 최대한 누리며 수성전(守城戰)을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16대 총선부터 18대 총선까지 3선을 하고 20, 21대 총선에서도 당선되며 5선을 한 곳이다. 2010년 한나라당 이상권 후보가 이긴 보궐선거를 제외하곤 2000년대에 진행된 8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7번을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최근 KBS가 한국리서치와 함께 인천 계양을 거주 성인 500명(2월 17∼19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표는 44%, 원 전 장관은 34%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인천 계양을 선거구 조정이 이뤄진 것도 이 대표에게 유리한 변화로 꼽고 있다. 당초 계양갑이었던 작전서운동이 계양을로, 계양을이었던 계산1, 3동은 계양갑에 속하게 됐다. 계양구 내 신도심으로 꼽히는 작전서운동은 젊은층 거주 비율이 높아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구도심인 계산1, 3동은 고령층 원주민 비율이 높아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할 만한 지역으로 꼽힌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유리한 지역이 포함되고 불리한 지역이 빠지면서 지역 표밭이 더욱 좋아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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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장관이 3일 계양구 계산제일교회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의 사진 촬영 제의에 응하는 모습. 인천=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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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공항 이전 등 논란 공약 피할 듯…수성전 나선 李

2022년 인천 계양을에서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 대표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수성(守城) 전략에 돌입했다. 현직 당 대표로 상대적으로 언론 노출 빈도가 큰 만큼 ‘큰 인물론’으로 지역 민심을 파고들겠다는 게 이 대표 측의 전략이다. 민주당 초강세 지역에서 ‘이겨야 본전’인 선거인 만큼 지역 선거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것에 대한 부담도 느껴진다.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이 대표 국회의원 사무실 내부에는 ‘이재명은 합니다. 믿음 가는 대한민국 차기 지도자’ ‘지치고 힘들 때 우리에게 기대요’ ‘대표님 강력하게 전진하십시오’ 등 계양을 민주당 당원들이 적은 응원 문구가 벽면을 가득 메웠다.

이 대표는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 지역 선거운동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행 선거법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이는 외부 대형 현수막 게첩과 명함 교부가 불가능하다. 지역구 출마 선언 일정도 잡지 않은 상태다. 이 대표 측은 “현역 의원 신분인데다 당 대표로서 언론 노출이 워낙 많은 만큼 예비후보 등록을 서두르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 측은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내세웠던 김포공항 이전 등 논란이 큰 공약은 피하는 대신에 계양테크노밸리 첨단산업단지 지정, 광역철도망 확충 등 지역 밀착형 공약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이 대표 측은 “지역 여론은 우세한 상태다. 2022년 6월 보궐선거 때 격차(10.49%포인트)보다 큰 격차로 승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도 “당 대표이다 보니 지역 활동이 부족한 점은 고민”이라고 했다.

인천 지역 민주당 정치인들이 주축이 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더해 최근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횡사’ 공천 파동이 선거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 측은 “현재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양당 대진표가 확정되고 본격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가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계산제일교회 인근에서 만난 김모 씨(67)는 “이 대표는 성남시장, 경기지사 때부터 상당히 많은 공약을 실제로 이행했다”며 “음해와 공격을 많이 받지만 다른 정치인에 비해서 믿음이 크게 간다”고 했다.

계산역 인근에서 만난 김천규 씨(71)는 “송영길 전 시장 때부터 민주당이 지역 정치를 독점하면서 발전이 지체됐다”며 “이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보여준 게 뭔지 모르겠다. 원 전 장관은 추진력이 있어 보여서 호감이 크다”고 했다.

인천=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인천=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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