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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여의뷰] '친명'에 숙청당한 임종석, 최종목표는 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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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속내 알겠다"…탈당 후 무소속 출마하나

당내에선 세종시 승리후 복당한 '이해찬' 사례 거론

'친명계' 장악한 민주, 친문·비명 '세력화 불가'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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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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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의 뇌관으로 평가되던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마가 사실상 좌절되자, 당내에선 임 전 실장의 향후 행보에 따른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소속 출마·불출마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당권 도전'이 최종 목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내에선 임 전 실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그의 결단에 따라 총선이 불과 40여일 앞둔 당의 공천 갈등이 장기화될 수도 소강상태에 접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 전 실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야 최고위원회에서 임종석의 요구는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대표의 속내는 충분히 알아들었다"고 밝혔다. 최후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것을 통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7일 중구·성동갑에 소위 '전사'라고 평가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결국 이 지역구에 출마를 고수하던 임 전 실장은 컷오프(공천배제)됐지만, 그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지도부에 전략공천 재고 요청이라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는 지도부가 전 전 위원장 전략추천 결정을 거두지 않을 경우 탈당 또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정치는 생물"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승복하지 않은 것으로 향후 거취를 두고 지도부를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이 당의 결정을 바꿀 수 없다고 일축하면서, 임 전 실장의 선택지는 현재로선 두 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선당후사'의 자세로 승복하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다. 여기서 탈당의 경우도 선택지는 또 나눠진다.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 후보인 전 전 위원장과 국민의힘 후보 윤희숙 전 의원과 맞붙거나, 새로운미래·조국혁신당 등 민주당과 인연이 있는 제3지대 신당으로 몸을 옮겨 출마를 강행하는 시나리오다.

우선 친명계에선 임 전 실장이 불출마를 통한 '선당후사'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당이 결정한 것이 본인 마음에 들지 않아 불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총선이 코앞인데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의 결정을 받아들여 함께 가야한다"고 했다. 전 전 위원장도 1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당은 사실상 결론을 내렸고 공천을 번복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기에 임 전 실장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왔다"며 선당후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당내 일부에선 임 전 실장이 불출마를 통해 얻을 이점이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소위 '혁신 공천'을 기점으로 이재명 체제가 굳혀지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예상치 못한 책임론이 불거질 순 있지만, 친명계 인사들은 총선 이후에도 현재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원내 진입에 실패한 임 전 실장이 총선 이후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릴 수 있는 영향력은 '선당후사' 불출마로는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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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매직짐 휘트니스에서 열린 직장인 간담회에 앞서 트레이너로부터 운동을 배우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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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실장이 "번복은 없다"라는 당의 입장과 달리, 여전히 각을 세우는 것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타 지역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저는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당의 승리와 통합을 위해선 경쟁력 있는 자신이 출마해야 하지만, 당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자신을 탄압받는 대상으로 설정하자, 당내에선 자연스럽게 이해찬 상임고문의 사례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6년 4·13 총선 당시 6선 중진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당의 컷오프(공천배제) 결정을 통보받자, 이에 불복해 세종시에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당선돼 다시 당으로 복당했다. 임 전 실장 입장에선 당을 배반하는 것이 아닌, 당이 기회를 주지 않아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비명계 일부 의원들은 탈당을 안 하겠지만, 임 전 실장은 좀 다를 수 있다"며 "과거 이 상임고문이 '밖에서 이기고 돌아오겠다'라는 식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 당시는 당을 떠난다는 것보단 당이 기회를 주지 않아 양해를 구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이 이낙연 신당으로 가는 것은 단순히 제3지대로 간다는 의미밖에 안 되겠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민주연대를 결정하는 것은 당을 재탈환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측면으로 본다면 임 전실장이 제3지대 신당으로 합류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대다수다. 결국 임 전 실장이 친명계에 맞서 친문·비명계 세력화를 위해선 당권을 잡는 선택지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이 이 상임고문 같은 사례처럼 승리하고 당에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이미 주축이 된 친명계와 당권을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차기 당권에 도전하지 않고 범친명계가 당대표를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친명계 의원은 임 전 실장 유세 현장에 홍영표·윤영찬·송갑석 등 친문·비명계 의원들이 함께한 것을 언급,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현재 세력화라고 하는 부분의 현실"이라며 "총선 결과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현재로선 총선 끝나고도 이재명 체제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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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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