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전문가들은 수급자들에게 '적립'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자신의 생애주기에 맞는 적합한 '인출'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대부분 일시불로 연금을 가져가는 현재 국내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노후 플랜을 세우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이정원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연구원은 '개인형퇴직연금에서 제공하는 연금 지급 방식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90% 이상이 퇴직연금을 일시불로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2년 퇴직연금 수급을 시작한 퇴직연금 계좌(만 55세 이상) 총 45만7468개 가운데 이를 연금으로 분할 수령한 비중은 7.1%에 불과했다. 금액으로는 32.6%에 그쳤다. 문제는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수령하면 세금 부담이 연금으로 받을 때보다 더 커진다는 점이다. 퇴직금을 한번에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이때 6~45%에 달하는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만큼 퇴직급여 규모가 커질수록 세금 부담도 함께 늘어난다. 반면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받으면 납부하는 연금소득세는 퇴직소득세의 60~70%에 불과하다.
그 결과 2022년 기준 일시금 수령을 선택한 퇴직연금 계좌는 평균 수령액이 2459만원으로, 연금수령 계좌 평균 수령액 1억5550만원의 15.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가장 많이 제공하는 연금 지급 방식은 연금수령 기간에 일정한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하는 정액형, 연금수령 기간을 확정해 여기에 맞춰 연금을 나눠서 지급하는 정기형, 소득세법에서 정한 연금수령 한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년 연금으로 지급하는 연금수령 한도형으로 나뉜다. 이 중 정액형은 연간 1500만원을 초과해 받으면 종합소득세에 합산 과세한다. 정기형은 은퇴자가 원하는 기간 동안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연금수령액이 연금수령 한도를 초과하면 퇴직금에는 퇴직소득세, 그 외 다른 소득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지급 방식과 규모에 따라 각기 다른 세제로 계산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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