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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사외이사 두명' 콕집어 문제제기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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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2023.10.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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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28일 "재선정에 의구심이 든다"고 문제를 제기한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는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 권태균 전 조달청장 두 명이다.

김 이사장은 '호화 이사회'를 직접적인 이유로 지목했다. 두 사람을 포함한 7명의 사외이사들은 캐나다, 중국, 아르헨티나 등에서 관광지를 방문하고 고급 호텔과 식사를 대접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정우 현 회장 임기 중 선임·재임이 결정된 사외이사들이어서 독립성 대한 논란이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들은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멤버로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를 주도해 공정성 논란까지 일었다.

문제 제기의 범위가 사외이사 전체가 아니라 두 명에 그친 것은 '재선임' 이슈 때문이다. 7명의 사외이사 중 후추위 위원장이었던 박희재 사외이사는 지난 22일 자진 사임의사를 밝혔고, 임기가 올해 주총까지인 김성진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로 물러난다. 유진녕, 손성규, 김준기 사외이사의 임기는 각기 내년 주총과 내후년 주총까지다.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만 다음달 21일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에 재선임될 예정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명백히 문제가 있어 경찰 수사 대상까지 오른 인물들을 굳이 사외이사에 '재추천'할 이유가 있는 것이냐고 김 이사장이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호화출장 논란을 일으킨 3명의 사외이사가 더 있지만, 임기가 명백하게 남아있는 만큼, 경찰 조사 결과 등에 따라 스스로 거취 결정을 하는 게 맞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영숙·권태규 사외이사가 김 이사장의 문제제기를 계기로 낙마할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6.71%)로 영향력이 상당하다. 호화 출장 이슈라는 국민적 공분을 일으킬 수 있는 명분까지 김 이사장의 논리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지분율 자체가 높진 않은 수준이어서 영향력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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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자


일각에서는 기존 사외이사들이 최대한 자리를 지키며 후추위 활동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후추위는 국민연금이 공정성을 문제삼는 가운데에서도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후보를 뽑는데 성공했던 바 있다. 호화 출장 등을 이유로 사퇴한다면 후추위 활동의 정당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논란을 책임지는 차원에서 박희재 위원장만 사퇴하고, 나머지는 대거 이사회에 남은 것으로 관측된다.

장인화 호(號)의 안정적인 출범을 위해 두 사람이 대승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들이 버틸 경우 장 후보가 회장으로 공식 선임돼야 하는 주총의 이목이 사외이사들에게 쏠릴 가능성이 있다. 안 그래도 새 회장 선임 과정에서 국민연금과 껄끄러운 마찰을 겪어왔던 포스코 입장에서 원치 않는 시나리오일 수 있다.

일각에선 김 이사장이 개인 견해를 전제로 사외이사 문제만 거론하고, 장 후보에 대한 메시지를 내지 않은 점도 주목한다. 그동안 시장은 후추위 활동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해왔던 국민연금이 장 후보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낼지에 초점을 맞춰 왔다 .

재계 관계자는 "김 이사장 메시지의 수위를 볼 때 일부 사외이사의 문제를 후추위의 결과물까지 연결 짓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과 사외이사 선임은 별도 안건"이라며 "사외이사 문제 때문에 장 후보 선임을 둘러싼 '표대결' 구도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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