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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전기차, 얼마면 사시겠습니까?… 86%가 희망한 가격은 [모빌리티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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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사야 하나. 산다면 언제 사는 게 좋을까.’

전기차 구매의사가 있는 잠재적 고객들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차량 구매 시점이다. 전기차는 저렴한 유지비와 주행 퍼포먼스, 친환경성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충전의 번거로움 속에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 높은 차량 가격 등이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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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기차 잠재 고객들 86%가 희망한 적정 가격대는…‘5000만원 이하’

28일 EV 산업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 2024(EV TREND KOREA 2024)’ 사무국이 실시한 전기차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이 같은 경향성을 더 뚜렷하게 엿볼 수 있다. 설문조사는 지난 6일부터 26일까지 성인남녀 594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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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트렌드 코리아 2024 전기차 선호도 조사 결과. EV 트렌드 코리아 2024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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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에서 현재 전기차를 사용하지 않는 응답자(4858명) 중 85%(4129명)가 전기차 구매의사를 밝혔는데, 이들 응답자들은 전기차 구입 시 가장 큰 고려사항으로 ‘차량 가격(27%, 1115명)’을 꼽았다. ‘1회 충전 후 주행거리(25%, 1032명)’, ‘거주지 내 충전소 설치 여부(20%, 826명)’, ‘지역 내 보조금 여부(15%, 619명), ‘연료비용 절감 등 적은 유지비용(11%, 45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53%가 차량 가격, 지역 내 보조금, 적은 유지비용 등 ‘비용’과 연관된 응답을 선택하며 ‘전기차 충전’보다 ‘비용’에 조금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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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트렌드 코리아 2024 전기차 선호도 조사 결과. EV 트렌드 코리아 2024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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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 이내 구입하겠다는 응답자는 80%에 달했다. ‘1년~3년 이내(40%, 1652명)’, ‘3년~5년 이내(32%, 1321명)’, ‘5~10년 이내(20%, 826명)’ 순이었다. 전기차 구매의사가 있는 응답자가 꼽는 전기차 적정 가격대는 ‘5000만원 이하’가 86%를 차지했다. ‘3000만원 초과 5000만원 이하(63%, 2601명)’, ‘3000만원 이하(23%, 950명), ‘5000만원 초과 8000만원 이하(13%, 536명)’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 전기차 평균가격은 1억3150만원…국산차는 5784만원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희망한 적정 가격대와 현실 가격대는 차이를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괴리가 크다.

이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산 승용 전기차 14개 모델의 시작가 기준 평균 가격은 5784만원으로 추산됐다. 국산 전기차 가격 중 기아 레이 EV가 2735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은 8392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저가와 최고가 차이가 3배가량 났고, 가격이 1억원을 넘은 국산 전기차 모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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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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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등록된 국산 전기차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V9이었다. 최근 인기 차종인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V9은 공간 활용성, 전기차의 실용성까지 겸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EV9 가격은 7337만원이다.

국내에 등록된 수입 전기차 평균 가격은 국산 전기차보다 2.4배 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수입 전기차(테슬라 제외) 55개 모델의 평균 가격은 1억3150만원이었다. 최고가는 롤스로이스 첫 전기차인 스펙터로, 가격이 6억2200만원에 달했다. 이어 포르쉐 타이칸 터보 S(2억4740만원), BMW i7 M70 xDrive(2억3180만원), 메르세데스-벤츠 EQS 53 4MATIC +(2억1600만원) 등의 순이다. 가장 낮은 가격으로 등록된 수입 전기차는 쉐보레 볼트 EV로 4430만원이었다. 수입 전기차 최저가와 최고가 차이는 14배나 됐다. 1억원이 넘는 수입 전기차 모델은 전체에서 절반이 넘는 32개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간 최다 등록을 기록한 수입 전기차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역동적 주행 성능 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BMW i5 eDrive40다. 차량 가격은 96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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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5 eDrive40 BMW코리아 제공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속 수입차 업계는 할인경쟁 중

높은 차량 가격이 전기차 구매를 가로 막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수입차 업계는 자구책으로 가격 할인에 나선 모양새다.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주요 수입차 브랜드는 전기차 가격을 20% 안팎 할인하고 있다. 벤츠는 2024년식 EQB 300 4MATIC 모델을 25.7% 할인하고 있다. 출고가 7660만원에서 1967만원을 깎아준다. 출고가 1억350만원인 2024년식 EQE 350+ 역시 15.5%(1600만원) 낮췄고, 출고가 1억9000만원인 EQS 450 4MATIC은 3900만 원(20.6%) 인하했다.

BMW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출고가 1억6390만원의 2024년식 iX M60은 2150만원(13.2%), 출고가 2억1590만원의 i7 xDrive 60 M 스포츠는 2700만원(12.6%), 출고가 9390만원인 i5 eDrive 40은 1700만원(18.2%)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아우디 역시 e-트론 콰트로 모델을 출고가 1억3660만원에서 3073만원(22.5%)을 내린 가격에 팔고 있다.

폭스바겐, 폴스타, 테슬라는 전기차 국고보조금 변경에 맞춰 각각 ID.4, 폴스타2, 모델Y RWD 판매가를 100만~200만 원 낮춰 국고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5500만원 미만에 맞췄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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