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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미시간서 압승한 바이든·트럼프…취약점도 드러났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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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시간주에서 열린 민주당 및 공화당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예상대로 각각 압승을 거두며 오는 11월 리턴매치를 예고했다. 다만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는 아랍계 미국인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에 반발해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 표를 쏟아내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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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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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선 바이든, 공화당선 트럼프 '압승'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현재 31% 개표 상황에서 80.1%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자인 마리안 윌리엄슨 후보와 딘 필립스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3%, 2.8%에 그쳤다. 사실상 당내 경쟁자가 없는 가운데 예상대로의 압승이다.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41% 개표 상황에서 67.0%의 득표를 얻으며 경선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유일하게 남은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지지율은 27.9%로 이에 못 미친다.

이에 따라 두 전·현직 대통령은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1월 대선에서 리턴매치가 확실시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르면 3월 중순께 대선 후보 확정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P 통신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9시 미시간주 모든 지역에서 투표가 종료되자마자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승리했다고 보도를 쏟아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미시간에서 이기면 모두 이긴다"면서 "우리에게는 간단한 목표가 있다. 11월5일 승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별다른 공식 입장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쏟아진 '지지 후보 없음'...바이든, 아랍계 민심 이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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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던 것은 민주당 내 '지지 후보 없음' 표가 얼마나 쏟아질지 여부였다. 아랍계 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미시간에서는 그간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지원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지지 후보 없음' 투표 운동이 진행돼왔다.

특히 이날 드러난 '지지 후보 없음' 표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아랍계 미국인들의 민심 이반을 확인시킨다는 평가다. 현재 개표 31%인 상황에서 '지지 후보 없음' 표는 무려 4만표를 웃돈다. 이는 당초 해당 캠페인을 추진한 '리슨 투 미시간'이 목표로 한 1만표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과거 2016년 대선 당시 미시간에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긴 격차가 1만1000표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지도자들이 아랍계 미국인, 이슬람교도 인구가 가장 많은 미시간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두고 걱정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들은 3만명가량의 목숨을 앗아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에 깊은 분노와 배신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간 가디언 역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프라이머리에서 주요 경쟁자가 없다"면서 "아랍계 미국인들과 젊은 유권자들의 반발로 그의 승리가 무색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시간주는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주요 경합주 중 한 곳으로 손꼽힌다.

反트럼프 약점도 여전...헤일리와 격차 예상 하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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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번 경선에서 여전한 반(反)트럼프 약점을 확인했다. 최종치는 아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 간 지지율 격차는 당초 예상을 훨씬 밑돈다. 앞서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여론조사 분석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시간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 48.7%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추정했었다.

이미 당내 경선을 넘어 대선을 준비하고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선 경합주에서조차 반 트럼프표가 30%에 달한다는 점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헤일리 전 대사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날 미시간 프라이머리의 결과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의 약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대일 대결로 바이든 대통령과 맞설 경우,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헤일리 캠프 대변인인 올리비아 페레즈-쿠바스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두에 있는 한 공화당은 사회주의 좌파에 계속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둘러싼 사퇴 압박도 계속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시간에서 모두 승리했다"면서도 "이날 결과는 두 사람 모당 내 지속적인 약점에 어떻게 직면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편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NBC방송의 레이트나이트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나만큼 늙었다"고 말했다. 미국 유권자들이 우려하는 고령 문제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놀림거리로 삼은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대략 나만큼 늙었지만, 자기 부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각이 얼마나 늙었느냐"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4살 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한 보수단체 행사에서 부인 멜라니아의 이름을 잘못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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